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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원 Dec 19. 2022

이건 천직이 아냐.
그냥 일이라고 하자.

퇴사 선언 (2)

  그날도 엄청 깨졌다.

  자두 부점장님은 본인을 무시하는 거냐고 했다.

  업무 관련 질문을 바나나 님에게 이야기 했다는 것에 화난 것이다.


  내가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건가 싶었다.

  잘못해서 혼나는 거면 몰라.

  자두 부점장님의 비언어적 표현들이 싫었다.

  손가락으로 책상을 툭툭 치고 한숨을 쉬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


  - 조금 우발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저 퇴사할게요.


  그러고 나서야 우리는 서로를 괴롭히지 않았다.

  자두 부점장님은 내게 남은 한 달 이상의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나도 그냥 한 달만 잘 마무리하고 나가자는 마음이었다.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나서야, 편해졌다.


  그냥 평범하게 만났으면 어땠을까.

  유머 코드도 맞고 대화도 잘 되었던 사람인데,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 거지.


  평생의 기억으로 남을 만큼 강렬한 인상의 사람도 아니었고, 오랜 시간을 안 것도 아니지만,

  굳이 얼룩같은 사람으로 남아버린 것이 슬프다.




추가) 아니네 그새 또 뭐라 하네. 얼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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