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는 날. 18번째 발행글.
이 글로 짧은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려 한다.
퇴사하고 마시는 바깥공기만큼 상쾌한 게 없겠지만, 그건 뻔하니 생략한다.
2시간 반이 지나면, 나는 이 지옥 같은 곳에서 탈출할 수 있어.
(엄밀히 말하면 내일 연차 사용으로 내일까지 여기 소속)
글쎄, 예전에 일을 그만둘 때는 문자 하나 남겨놓고 당일에 도망간 적이 있었다.
언젠가는 고작 8개월을 일하고 그만뒀고.
그래도 8개월을 일했을 땐 나를 많이 다독여줬다.
세상의 기준에는 모자라도, 내 기준에선 열심히 해온 것이니.
지금 직장에서는 고작 3개월 남짓 일했다. 그렇지만 정확히 한 달 전에 퇴사를 알렸다.
잘했군, 잘했어.
친구가 그랬다. 오래 일하는 게 미덕이 아니라고. 나와 맞지 않으면 그만두는 것도 용기라고.
MZ세대처럼 그만둬버렸다. (MZ가 맞다)
윗세대들이 MZ의 만행을 보며 혀를 찬다고 생각했는데 어찌 보면 내가 연약한 나를 부끄러워한 것 같다.
열원아, MZ여도 괜찮아.
막이래.
나를 무능하게 취급하며 요람 속에만 있게 하고 싶진 않다.
그렇다고 나를 채찍질하며 죽는 길로 보내고 싶은 것도 아니다.
내가 너무 힘들지 않도록, 그래도 살아갈 수 있도록 다독이고 응원해 줘야지.
열심히 일했고, 열심히 버텼고, 잘 그만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