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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혼 Jan 16. 2024

혼이 나면 즐거웠다

책임 있는 부모들이 되자

부모가 범인인 죄가 있다. 무섭다 부모가 범인이라니 

아동 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18세 이상 성인이 18세 미만인 사람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 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

아동학대는 친아버지가 1위, 친어머니가 2위라고 한다. 그 외는 사회적 접촉자들일 것이다. 우리 어렸을 적에는 대부분 아이를 부모의 소유로 대했다. 그래서 '내가 내 아이를 혼내는데 누가 뭐라 하느냐' 하면 안타까워도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환경이 바뀌고 세대가 바뀌었다. 그래서 친구 같은 부모가 대세이고 가정 내 분위기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분명 장단점은 있으리라 하지만 그것은 논외로 하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동 학대를 저지르는 사람 중에는 그의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했던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어릴 적 우리 시골 동네에 제과점이 한 곳 있었다. 택시주차장 맞은편에 자리 잡은 1층 양옥집으로 전면이 유리로 된 당시에는 신식을 뽐낸 가계로 소위 양과자 파는 곳이다. 양과자라면 반짝이는 종이에 포장한 사탕만 한 밤빵 그리고 양갱, 롤케이크, 카스텔라, 비스킷류였던 것 같다. 이렇게 추억이 익숙한 것은  내가 그 집을 자주 갔었던 것 같다. 그런 날은 대부분 아버지께 혼이 난 날이다. 


어깨 메는 가방이 창피하다고 들고 다니는 책가방을 사달라고 장터에서부터 떼를 쓰다 결국 집에 가서 매를 맞고 구석에 웅크리고 있으면 저녁때 아버지께서 내손을 이끌고 여기로 왔다. 달콤한 과자는 모든 것을 잊게 하였다. 맛나게 먹고 나면 반드시 하천 뚝방을 걸으며 교훈적인 이야기를 강제로 들어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그래도 즐거웠다. 그래서 가끔 일부러 혼나고 싶을 때도 있었다. 중학생이 되었을 즈음 맘모스빵이 새로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께 혼날 궁리를 하였지만 그 효과는 이미 지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나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렇게 많은 매를 든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그 역할은 엄마가 하고 있으니 당연 뒷전으로 밀린 탓도 있겠으나 어쩌다 내가 직접 혼낼 때도 있었다. 그때면 어릴 적 아버지의 추억으로 나도 아이를 데리고 뭔가를 사주면서 교훈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영악한 아이들에게는 영 약발이 안 먹혔다. 오히려 호구가 되는 것 같아 하지 않게 된 것 같다.


그랬던 아이들이 이제 다 자라서 결혼을 앞두고 있다 보니 자기들은 아이를 낳으면 엄마처럼 소리를 지르지 않을 것이며 아빠처럼 화풀이 흉내를 내지 않을 것이라 한다. 내가 화풀이 흉내를 했다고??  조금 그랬던 것 같다. 아내의 목청에 나도 놀라 그랬다. 어쨌든 아이들은 친구 같은 엄마 아빠가 되겠다고 한다. 좋다, 아이는 부모를 보고 배워 가기에 부모가 점점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것은 격려할 만은 하다. 


그래서 아이의 잘못을 탓하지 말아라 다 부모를 보고 배운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그러니 책임 있는 부모들이 되어라 라고 잔소리를 하려는데


'친구 같은 엄마? 어릴 때 그렇게 해봐라 그렇게 되는지' 힘이 빠진 아내의 목소리가 먼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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