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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롱혼 Oct 08. 2024

시차는 적응 중

잠이 안 오는 새벽에 

째깍째깍 

여행에서 돌아오자 급작스런 시차에 놀란 몸이 새벽 1시에 일으켜 세웠다.


침대 속 멍 때림은 시간을 멈추자 빛에 올라타 달리던 시간이 어쩔 줄 몰라하며 혼이라도 데려가려는 듯 온갖 잡생각을 데려와 머리를 두들겨 팬다. 그제야 번쩍. 앞서가는 시간을 쫓아 부리나케 달려갔다. 그렇게 순간을 잊었다. 


인디언은 말을 타고 갈 때 중간중간 뒤를 돌아본다고 한다.
자신이 너무 빨리 달리기에 
혹시나 자신의 영혼이 떨어져 쫓아오지 못할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상머리로 옮긴 새벽 사색은 온 사방을 휘돌아 다니더니 여행 내내 화두로 삼아 풀어낸 말을 끄집어내어 누군가가 정해 놓은 시간을 맞추느라 나를 잊고 늘 초조해하는 신경질 적인 나를 다독이면서 내가 중심이어야 한다고, 시간에는 이기적으로 살아도 된다며 생뚱맞게 시간을 데려와 앉혀 놓고는 면전에서 나를 다독이고 있다.


잠 안 오는 새벽 참 별 일이다.


체념한 생각을 내버려 두니 훨훨 날아다니다 늘 그렇듯 브런치를 찾는다.


시간을 흩트려 놓으려 애를 쓰는 작가가 되었다가 또 그들이 어질려 놓은 시간 조각을 들고 순서를 맞추고 있는 독자가 되어 놀며 어둠을 서두르고 있는데 어쩌랴 두어 편 휘갈긴 글은 정신이 몽롱하니 글도 몽롱하다.


올릴까 말끼?

조용히 노트북 덮고 어둠 속 산책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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