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너를 사용하는가

문명의 필연 AI

by Blueberry

창업센터에서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대표님께 물었다.

"직원분들은 언제 뽑으실 예정이세요?"

"안 뽑아도 될 것 같아요."

"왜요? 다시 회사로 돌아가시려고요?"

"아니요. AI 에이전트가 있으면 지금 저 혼자 해도 충분할 것 같아서요."


특이점이 왔다

나와 AI의 첫 만남은 대학교 1학년 때였다. 『특이점이 온다』라는 교재를 읽으면서 과학기술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을 하는 수업에서 나는 AI에 대해 처음으로 깊이 있게 다루어보았고, 처음으로 GPT를 결제해서 사용해 보았다. 정말 혁명적이었다. 그때 당시 나는 특이점이라는 것은 먼 미래에나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GPT를 사용하면 할수록 이미 특이점이 왔다고 느끼게 되었다.

특이점은 어떤 변화가 점진적으로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급격하게 전환되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상태로 넘어가는 임계점을 의미한다. 특히 기술이나 인공지능 분야에서 말하는 특이점은 기술 발전의 속도가 인간의 이해와 예측 능력을 넘어서는 시점을 가리킨다. 이 시점 이후에는 사회 구조와 인간의 삶의 방식, 문제 해결의 방식 등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경험이나 기준으로 미래를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특이점은 단순한 발전의 한 단계가 아니라, 변화의 방향과 속도 자체가 달라지는 결정적인 전환점이라고 볼 수 있다.

image.png (좌) 발전의 여섯 시대, (우) 기하급수적 발전

왼쪽 그래프는 문명의 발전이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방식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화해 왔음을 보여준다. 물리·화학 단계에서 원자 구조 속에 정보가 존재하던 시기를 지나, 생물 단계에서는 DNA가 정보를 저장하게 되었고, 이후 뇌의 신경망이 복잡한 정보 처리를 담당하게 되었다. 이어 인간이 만든 기술과 컴퓨터가 정보 처리의 주된 도구가 되었으며, 앞으로는 인간의 지능과 기술이 결합하는 단계, 나아가 지능이 우주 전체로 확산되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된다. 이는 『특이점이 온다』에서 Ray Kurzweil이 주장한 것으로 문명의 진화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인공지능의 등장이 이러한 가속적 발전 흐름 속에서 나타난 필연적인 과정임을 설명하는 시각적 모델이다.

오른쪽 그래프는 기술 발전이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가속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초기에는 변화가 크지 않아 인간이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범위에 머물지만, 어느 시점 이후 곡선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기술 능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특이점이 온다』에서는 이러한 지점 이후를 ‘특이점’으로 설명하며, 이때부터는 기술 발전 속도가 인간의 이해와 통제를 넘어 미래를 기존의 경험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고 본다. 예전에 나는 이 특이점이 먼 미래에 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이미 특이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어드밴스드 체스(Advanced Chess)

어드밴스드 체스(Advanced Ches)는 인간 체스 선수와 컴퓨터(인공지능)가 협력하여 한 팀을 이루고 경기를 진행하는 체스 방식이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AI, AI와 AI가 팀을 이루고 서로 체스 경기를 했을 때, 어떤 팀이 가장 압도적인 승률을 이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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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바로 인간과 AI가 결합한 팀이다. 2005년에 열린 프리스타일 체스 토너먼트에서 아마추어 대학생 팀이 체스 챔피언과 슈퍼컴퓨터 팀을 이기고 우승한 사건이 있었다. 이 대회는 인간과 기계가 자유롭게 팀을 구성할 수 있었는데, 대학생들은 노트북의 계산 능력과 인간의 직관·창의적 판단을 효과적으로 결합해 최적의 전략을 만들어 냈다. 이 사건은 단순히 기계의 성능이 아니라 인간과 AI의 협력이 더 강력한 결과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 준 사례로 평가되며, 인간과 기계가 서로의 강점을 살려 융합하는 미래 사회의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우리가 AI를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AI가 아무리 높은 계산 능력을 가졌어도, 인간이라는 결정자가 있을 때 그 힘을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다.


문명의 필연 AI

AI는 선택이 아니라 문명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필연적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더 빠르게 계산하고, 더 멀리 소통하며,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의 연속이었다. 언어와 문자, 인쇄술, 전기와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기술은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며 문명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인공지능은 단순한 새로운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사고와 판단을 확장하려는 오랜 욕망이 만들어 낸 다음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현대 사회는 방대한 데이터와 복잡한 문제들로 이루어져 있어 인간의 직관과 경험만으로는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대응하기 어려워졌다. 이때 AI는 패턴을 분석하고 예측을 수행하며 의사결정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더 높은 수준의 창의성과 의미 있는 판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실제로 인간과 AI가 협력하는 다양한 사례들은 기술이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의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결국 AI의 등장은 갑작스러운 혁신이라기보다, 문명이 축적해 온 지식과 기술이 일정한 임계점을 넘어선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AI의 등장 자체를 두려워하거나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며 인간다운 가치를 지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이러한 질문에 답해 가는 과정 속에서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인류가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동반자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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