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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May 05. 2024

한국 사회의 룰

[사촌이 땅을 사도 축하해 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남이 잘되는 것을 못마땅해 하며 헐뜯는 사람의 못된 습성을 우리 조상님들은 이렇게 표현했죠. 요즘 한국인의 잘못된 국민성을 잘 표현하는 말 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이유는 사촌이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가족이라 그렇죠. 직접 비교하기 쉬운 존재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는 것을 보고 자신의 가족이나 부모님들을 보고 상실감을 느낍니다. 정말 무시무시한 사회적 압박과 자존감이 떨어지는 일이죠. 특히, 한국과 같이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가 사회적 지위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땅은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나 안정감을 갖게 만듭니다. 한국은 스스로 기준을 정하고 기준에 맞추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끌어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서로 비교하면서 싸우고 난리도 아닙니다. 회사만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당장 주위를 둘러보세요. 



99%가 중소기업이고 88%가 넘는 사람이 중소기업에서 일합니다. 저마다 자신이 만족하면서 살고 있어도 꼭 연봉이 어떻고 업종이 어떻고 떠드는 사람이 생깁니다. 나이에 따라서 받아야 하는 연봉과 월급 그리고 자산이 정해져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도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잘못된 것처럼 사회가 몰아갑니다. 배 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참습니다. 중소기업에 다녀도 중소기업을 비하하며 스스로의 자존감을 깎아 내리고 있습니다. 수명이 늘어 평생을 일해야 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지 못한다면 금방 우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청년들이 취업을 하지 않고 결혼도 힘들고 출산을 하지 않는 이유도 한국 사회의 지나친 사회적 압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회사에서 시작하고 본인이 노력해서 큰 회사로 가기도 전에 주변의 사람들이 주저 앉혀 버립니다. 내가 주저 앉았으니 다른 사람도 똑같아야 합니다. 그 부족한 자존감을 채우기 위해 자기 능력에 비해 과도하게 돈을 씁니다. 사회적 이슈로 해결되지 않고 있는 의대 증원 문제도 우리 솔직하게 이야기 해볼까요?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사람들 중에 소아청소년과,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비인기과가 의사가 부족해서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를 위해 증원에 찬성하는 사람보다 그냥 직업 자체가 돈을 많이 벌고 기득권이기 때문에 무너졌으면 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의사들이 파업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로 대부분의 환자들은 의사를 필요할 때 만났습니다. OECD 통계에 비해 의사 수가 적은 것은 맞지만 부족할 정도는 아닙니다. 오히려 의사 인턴들을 갈아서 유지하던 병원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보험 제도가 문제죠. 응급실 뺑뺑이 때문에 환자가 죽어가는 것도 오로지 의사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아파서 병원에 가면 대부분의 금액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불하고 본인은 일부 부담금을 부담하게 되니 사람들이 병원을 쉽게 찾도록 만들었고 덜 아픈 사람도 응급실에 너무 많이 와서 병원에서 받아줄 수 없는 겁니다. 이러한 좋은 제도로 한국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올라갔고 아파도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고 죽게 되는 일이 사라졌습니다. 건강보험이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도 실비 보험이 해결합니다. 지금 의료 시스템의 문제는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결하지 못합니다. 전문직이 늘어나면 수요를 창출해서 부족한 수입을 채울 수 밖에 없습니다. 비교와 끌어내림의 법칙은 너무 많이 사회에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결혼을 준비 중인 커플은 공감하는 내용일 겁니다. 결혼 식만 준비하는 비용이 7,000만원을 넘어갑니다. 대충 비용을 나눠보면 결혼식장 2,300만원, 웨딩 사진 촬영 260만원, 결혼 예물 300만원, 스드메 360만원과 가전, 가구 2,300만원 신혼여행 1,200만원입니다. 전세를 구하거나 집을 사는 비용은 별도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잘 살게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통계청에서도 통계를 내면 결혼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돈 입니다. 결혼 할 돈이 없어서 입니다. 남들 다 하는 결혼식을 하지 않으면 부부가 행복하다고 하더라도 버티기 힘듭니다. 또, 이것을 남자와 여자의 성별에 따라 한 쪽을 지나치게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가도 많이 올랐고 그냥 남들이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하는 것 뿐이에요. 전 세계에서 1인당 명품 소비가 가장 높은 국가 대한민국 이제는 좀 멈출 필요가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요?


최근에 5,000만원이 넘는 차를 바꾼 지인이 저에게  차를 바꿀 때가 되지 않았냐고 말합니다. 좀 오래되긴 했어도 잘 굴러가는 차를 두고 바꾸고 싶지는 않아 괜찮다고 했습니다. 돈도 없지만 뭔가 오래되고 정든 것들을 쉽게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물질적인 것이 조금 지치기도 해서 자연에 빠져있기도 합니다. 물질적인 것을 아예 놓을 수 없겠지만 지배당하고 싶지 않아서요. 우리 사회가 인간미를 더욱 버리고 물질적인 것에 집착할수록 모두가 불행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서로를 비교하고 깎아 내리면 내릴수록 이 현상은 점점 가속화 될 겁니다. 양육하고 보호해야 하는 가족은 짐이 될 것이니까요.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 이런 본능적인 부분을 누르고 다른 사람을 위해 본인을 위해서도 부럽지만 축하하지 저주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SNS가 특히 위험한 이유는 비교가 더 쉬워져 자기를 존중하지 못하고 비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경쟁과 사회적 압력은 있지만 개인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S. 조금 더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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