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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소년 Jul 18. 2024

회사는 '고진감래'

[고작, 회사로 상처받지 마세요!]


고진감래 =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 고생 끝에 행복이 온다 아닙니다. 고진감래 = 고용해 주셔서 진짜 감사한데 집에 갈래입니다. 그렇습니다. 회사는 감사한 존재이지만, 출근하자마자 집에 가고 싶은 것이 내일을 준비하는 직장인들의 마음입니다. 



2024년도 어느덧 절반이 지나고 벌써 하반기예요. 회사는 어쩔 수 없이 직원들을 평가해야 합니다. 대학생에게 중간고사가 있듯 회사원에게도 중간평가가 있습니다. 회사는 나름의 시스템을 가지고 평가하겠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은 어차피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회사에서 오래 시간을 보내고 열심히 일을 하며 좋은 평가를 받기를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좋게 받고 싶어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아는 지인이 머리에 뿔이 나서 말했습니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했고, 다른 팀원이 힘들어하고 못하겠다는 일까지 더 받아서 했는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서 이제 더는 힘들고 지쳐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마음에 있는 말을 모두 쏟았습니다. 우선, 이야기를 들어줬습니다. 열심히 하는 친구라 신경이 쓰이고 성실하기까지 했기에 감정 조절이 안되어 급발진으로 퇴사할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진정을 시키고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오늘은 곱씹지도 말고 잠을 많이 자라고 했어요. 평가를 잘못받았는데 리더에게 피드백도 좋지 않았다면 당장이라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죠.


물론 직원을 평가하는데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거나 일관성이 없을 때 평가가 객관적이지 않고 주관적이며 공정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팀장이나 상사의 개인적인 감정이나 편견이 평가에 영향을 미칠 때도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죠. 상사와 개인적인 관계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나쁜 편견을 갖게 하니까요. 성과보다 오래 다녔다고 평가가 좋거나 학벌이나 다른 요소가 반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내 회사 또는 외국계 회사라고 해도 정말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지 않습니다. 애초에 회사 일이란 것이 그렇지 않으니까요. 리더가 일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가지고 와서 중요도에 따라 업무를 나눠 처리해야 합니다.

 

회사의 평가는 어차피 공정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고 리더는 팀원들이 회사에 어떻게 기여하고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는지 다 파악하지 못합니다. 리더의 입장에서는 중요도가 높은 업무는 팀에서 그나마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안전하며 덜 신경 쓰게 하는 방법입니다. 리더도 회사 편하게 다니고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평가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그나마 잘 받고 싶으면 리더를 편하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렇다고 아부를 하라는 건 아니고 맡긴 일에 대해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도록 자주 이야기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담당자가 책임감 있게 대충이라도 어떻게 해결할지 가져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주 금요일 오후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상황을 보고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이미 끝난 일, 하고 있는 일, 다음 주에 할 일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말해주는 것이죠.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리더에게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옵니다. 리더라고 뭐 도깨비방망이가 있어서 뚝딱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뭐,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것이 더 많아요. 요즘 리더들도 ‘MZ’라서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해주는 팀원을 좋아합니다. 처음부터 가르치고 잘할 때까지 기다려줄 인내심은 회사 문화에서 사라져 가고 있어요. 더 잘하려고 인정받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맡은 일에 대해서만 신경 쓰면 됩니다.


평가에 너무 애쓰는 것도 일과 개인의 행복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습니다. 일이 많아지면 라이프의 밸런스가 무너져요. 평가에 너무 집중하면 기대치가 올라가고 스트레스가 올라갑니다. 업무 효율성도 떨어지고, 정신적 그리고 신체적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회사도 팀도 사람이라 팀워크와 협업이 필요한데 평가에만 신경 쓰다 만족도가 떨어져 하고 있는 일에 흥미를 잃어버릴 수 있어요.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은 직장인도 정상, 평가에 연연하는 직장인도 정상입니다.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에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회사란 원래 공평하지 않고 영원한 고성과자도 저성과자도 없습니다. 회사 밖에 있는 행복이 더 커요.


P.S. ‘너 나가면 너의 자리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한 트럭이다’ 때론 좋은 위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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