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응대 방법 편
스크립트를 완성하는 것만큼 중요한 콜탑의 노하우는 바로 고객 응대 방법이다. 수많은 CS 교육에서 강조하는 바로 그것(!)이기도 하다. 서비스 내용을 제외하고라도 대면 서비스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이는 면 외에 보이지 않는 면까지 모든 것에 신경 써야 한다. 즉 서비스 근로자의 머리 모양, 표정, 복장, 청결 유무, 서 있는 모습, 걷는 모습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 등등의 모든 것들을 포함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화라는 매체를 이용하는 비대면 서비스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활용할 수 있는 게 소리, 즉 상담원의 목소리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목소리 하나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겠지만, 많은 것을 담아내는 게 목소리기도 하다. 발음과 속도, 높낮이 등의 기본 요소부터 휴지(休止) 타이밍과 소요 시간, 말투, 목소리 연출 등의 기술적인 측면까지 모두 담아내야 한다. 당연히 이 모든 것을 신입 때부터 이뤄내기는 힘들다. 또한 목소리라는 외적인 부분에 서비스 내용이라는 내적인 부분까지 더해야 하기에 텔레마케팅의 난이도는 더욱 높아진다. 과연 텔레마케터들은 어떻게 고객 응대를 하는 것일까? 그에 더해 콜탑들은 일반 텔레마케터들과 어떤 차별화가 되어 있는 것일까?
타고난 목소리가 좋으면 호감과 신뢰를 쌓는 데 유리한 경우가 많다. 맑고 고운 목소리는 듣는 사람에게 생동감을 느끼게 하며, 말하는 사람이 긍정적이고 건강하다고 믿게 만든다. 어린이 합창단을 떠올려 보면 바로 이해될 것이다. 그렇다고 맑고 고운 목소리만 고객 응대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소 탁한 목소리라도 인기 있는 방송인과 가수들이 많지 않은가! 듣는 상대를 편하게 해 주는 속도와 높낮이를 연출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상대에게 호감과 신뢰를 줄 수 있다. (물론 그 목소리에 담긴 내용이 고객에게 다가가기 쉽고 편안하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
호감 가는 목소리, 신뢰가 쌓이는 목소리를 연출하는 방법 그 첫 번째는, 내 목의 컨디션을 최고 상태로 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단으로 몸의 건강을 챙기는 것과 더불어 식습관도 올바르게 들여야 한다. 즉, 내 몸의 건강이 건강한 목소리를 지탱하는 기둥이 되는 셈이다. 커피와 술, 야식을 전혀 하지 않는데도 환절기라 목 상태가 좋지 않다면 소금물로 하는 가글을 추천한다. 소금물 가글은 응급 시 목소리가 정상적으로 흘러나오게 하는 즉효 방법이다.
목소리 연출 방법 두 번째는 내 목소리의 키톤(key-tone)을 찾는 것이다. 키톤이란 태아일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고유의 목소리 톤이라고 보면 된다. 키톤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목에서 울대를 찾아야 한다. 울대는 목 앞쪽에 살짝 튀어나온 곳으로 침을 꿀꺽 삼킬 때 움직이는 부위다. 울대에 손을 대고 높낮이가 다른 소리를 내었을 때(계이름 따라 소리 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 울대가 움직이지 않아도 소리가 나오는 그 음높이가 자신의 키톤이다. 내 경우, 키톤은 도와 레에 가까운데 소리를 낼 때인데, 이 키톤에서 위아래 2음 정도 범위에서 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 키톤 범위의 소리를 낼 때 내 소리 기관도 편하고, 상대도 편하고 신뢰감 있게 소리를 듣게 된다. 사실 이 방법은 하루아침에 익숙해지진 않아서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목소리 연출이 이루어졌다면 발음과 속도도 알아보자.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면, 상대보다 말이 너무 느리거나 빠른 경우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전화 통화에서는 상대방의 제스처나 표정 등을 볼 수 없으므로 소리에만 의존해야 하므로 적절한 속도를 찾는 것이 좋다. 보통 1분당 280자에서 320자 정도 말한다면 적정한 속도인데, 이것을 대화 시에 일일이 세어볼 수는 없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문장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호흡을 가다듬고 말을 시작하되 문장 안에서 적절하게 잠시 멈춤을 이용한다. 스크립트를 기준으로 쉼표(,)가 나오는 부분이라면 반 박자(손뼉을 한 번 칠 정도 길이)를 쉬고 한 문장이 끝났다면 다음 문장을 시작 전에 다시 호흡을 가다듬을 시간을 주어야 한다. (손뼉을 두 번 칠 정도의 길이) 이렇게 속도를 조절해서 말하게 되면 호흡도 가다듬게 되어 숨이 모자라 말끝을 흐리거나 발음을 뭉개는 등의 현상이 줄어들게 된다.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이상하게 발음이 힘든 단어가 있다면 평소에 충분히 연습해 두어야 한다. 외국어만이 아니라 내 모국어라도 내가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 거나 내 구강구조에 맞지 않아 발음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내 경우에도 특정 자음이 연속해서 이어지면 발음을 잘하지 못하는 것을 얼마 전에 발견할 수 있었다. 발음 훈련을 위한 문장이어도 좋고, 업무 시 보는 스크립트여도 좋다. 머릿속이 아닌 입으로 직접 발음해서 여러 번 연습하는 것, 그리고 속도를 맞춰 연습하는 것이 가장 좋다.
목소리 연출도 가능하고 속도와 발음도 조절할 수 있다면 목소리의 외적인 부분을 갖춘 것이다. 여기에 내적인 부분, 즉 말하는 내용에서 채울 부분이 덧붙여져야 한다. 당연히 업무 내용을 정확히 숙지해야 하지만, 숙지가 덜 된 부분이 한 가지 이상은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는 지레짐작으로 응대해서는 절대 안 된다. 다소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반드시 확인 후 안내해야 한다. 이때에는 “양해 표현”으로 고객에게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고 확인해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죄송합니다만, 해당 내용은 확인이 필요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처럼 쿠션 화법과 청유형의 “양해 표현”을 활용할 수 있다. 참고로 쿠션 화법이란, 상대에게 양해나 부탁을 할 때, 마치 쿠션처럼 부드러운 완충 작용을 하는 말을 첨가하는 화법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죄송합니다만’이 있다. 또한, 청유형은 고객에게 어떤 행동을 하도록 요청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처럼 활용할 수 있다.
콜탑이라면 양해 표현 뒤에는 반드시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로 양해를 구한 이후 마무리 인사까지 잊지 않는다. 즉,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든, 어떤 요청을 하든 반드시 화답 인사를 통해 그 요청과 양해에 대해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을 줄 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고객의 성명을 요청했다고 하자. 최근 많은 콜센터에서는 고객이 성명을 말하고 나서는 “소중한 정보 확인 감사합니다.”라고 하거나 간단하게 “확인 감사합니다.”로 스크립트에 아예 화답 인사가 기재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콜탑은 스크립트에 이런 화답 문구가 없더라도 자연스럽게 화답 인사를 한다.
이 밖에도 콜탑은 고객과 언쟁하지 않는다. 언쟁할 시간에 콜을 하나라도 더 늘리거나 업무 숙지에 시간을 쓴다. 또한, 콜탑은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쓴다. 문제 해결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문제를 회피하면 오히려 나중에 시간을 더 잡아먹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차라리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해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콜탑은 경청을 잘한다. 잘 듣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해결해 주면 고객이 좋아할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콜탑의 모든 노하우를 다 풀지는 못했지만, 여기까지만 이야기도 위에 이야기하는 것을 다 지키는 게 가능하냐고 반문할 수 있다. 결론은 가능하다고 답할 수 있다. 심지어 실무에서 정말 고객 응대에 사용하는 것들인지 바로 확인할 방법도 있다. 실무에 당장 쓸 수 있는 고객 응대에 대해 알고 싶다면, 제일 먼저 고객의 관점에서 서비스 근로자들의 응대를 받아보라고 권하겠다. 만일 텔레마케터가 되고자 한다면 인바운드인지, 아웃바운드인지 업무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텔레마케터와 통화를 해 보는 것이 좋다. 특히 인바운드의 경우 지원한 콜센터에 직접 전화해서 선배들은 어떻게 응대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웃바운드는 대상자에게만 전화하는 경우가 많아서 인바운드처럼 지원한 콜센터의 전화를 바로 받을 수 없을 수도 있다. 이럴 땐 걸려오는 마케팅 전화를 한 번씩 받아보면 좋다. 서비스 세계의 많은 탑 티어(top-tier)들이 그렇듯이, 콜탑들은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응대한다. 그러니 실무에서 당장 쓸 수 있는 고객 응대 방법은 콜탑들의 노하우를 살짝 엿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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