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실화가 바탕이나 약간의 각색이 있습니다. 오늘의 글은 소설 형식으로 적어보려 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세요.
오전 6시 30분,
휴대폰 알람이 시끄럽게 울린다.
하지만 난 끄지 않았다. 어차피 일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핸드폰으로 뉴스를 본다.
[학교 폭력을 못 이긴 김 xx 양, 극단적 시도해...]
'부럽다.. 나도 그만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엄마가 날 부르신다.
얼른 씻고 시리얼 먹고 등교하라고 하신다.
대체 왜 날씨는 맑은지, 나랑 왜 이렇게 다른지, 왜인지 모를 배신감에 터벅터벅 방 바로 있는 화장실로 간다.
오늘따라 못생겨 보이고 뱃살은 어찌 이리 볼록한지
'이건 다 네가 살아도 쓸모없단 뜻이야'
누군가 또 나에게 속삭인다.
엄마에게 교통비 10,000원을 받아 들고 집을 나섰다.
지나가는 차를 보며 뛰어들고 싶은 욕구를 억누르며 거리를 돌아다니는 건 매우 고통스럽다.
'버스에 뛰어들까, 아님 트럭? 아냐 이왕 뛰어드는 거 포르셰? 한 번에.. 하려면.. 그래 버스가 좋겠다'
이런 다짐을 하고 횡단보도를 마구 뛰어가면 이상하게 그 많던 버스는 사라진다.
오늘도 실패한 건가.
학교에 도착하니 숨이 턱 막힌다.
아니 죽을 거 같다. 그만두고 싶다.
책상에 엎드린다.
반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듣기 싫다.
다 막아버리고 싶다.
나를 싫어하는 느낌이 너무나 든다. 이 느낌은 몇 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괴롭고, 화난다.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아프다고 거짓말을 하고 화장실 변기에 털썩 앉아,
내 인생을 한번 돌아본다.
대체 언제부터 내 삶이 이렇게 꼬였나, 아 그래 다 걔네들 때문이야, 걔네들만 아니었어도 난 여기에 있지도 않았다고!!
왜 하필 나야, 내가 없어지면 걔네 인생도 망하려나? 그래, 이걸 해결할 수 있는 건 내가 없어지는 것뿐이야,
그래 오늘이야, 오늘인 거야..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과자나 마음껏 먹겠노라 다짐하고 집 근처 마트에 간다.
내가 좋아하는 프링글스와 붕어빵 아이스크림을 사려고 했으나
내 지갑엔 1000원짜리 1장과 100원 2개뿐이다.
티머니엔 오늘 엄마가 주신 1만 원이 충전되어 있지만 편의점까지 갈 힘이 없어
막대사탕 5개를 사서 집 옥상으로 향한다.
아침과 다르게 날이 흐리다.
아래에 있는 놀이터에선 아기들이 까르르 웃으며 놀고 있다.
부럽다, 쟤넨 뭐가 행복하다고 웃냐..
난간에 걸터앉아 막대사탕을 먹으며 또다시 인생을 돌아본다.
역시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는다.
집 옥상은 허름한 빌라 3층 위에 있다.
높은 게 아니라서 여기서 떨어지면 분명 겨우 골절이나 돼서 병원에 실려가 학교에 소문이 날 게 뻔하다.
그럼 머리로 떨어져야겠다 생각하고 하늘을 보니 우중충하니 나의 마음과 똑같다는 생각을 한다.
막대사탕을 3개 정도 까먹을 때 즘,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어올라 난간 위에 서서 아래를 쳐다보았다.
머리로 떨어지자고 마음을 먹고 발을 떼려던 순간 엄청나게 강한 바람이 나를 안전한 곳으로 밀어냈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다시 또 내가 괴로운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냐고, 나를 좀 놓아 달라고
멍해진 눈으로 간절히 애원했지만 나는 막냇동생의 "큰누나-"라는 소리에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어두운 방에 들어가 아직도 가라앉지 않은 분노를,
나는 책상에 엎드려 소리 없이 펑펑 운다.
우리 가족에게 절대로 들켜선 안 된다.
난 장녀이니까.
소리 없이 서럽게, 그렇게 한참을 운다.
그때 막냇동생이 조심히 들어와 나의 옆에 누워 큰누나-라는 한마디를 하면
하루만, 단 하루만 더 살아볼까 란 생각을 하며 잠에 든다.
저에겐 버팀목이 "가족"이었습니다.
가족은 저의 우울증을 몰랐지만 (제가 그렇게 힘든 걸 티를 내진 않았거든요)
가족 때문에 전 나름 버티며 살았거든요.
여러분은 무엇 때문에 살아가시나요?
지금 생각하시는, 그 소중함, 잊지 마시고 꼭 살아가길 바랍니다.
꼭 이겨내서 그 소중한 대상을 위해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