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31일,
명백히 오늘로서 2024년도 절반 이상 흘러갔다.
시집을 읽는다. 몇 년 만인가.
선물받았다.
공모전 참가 예정이다.
주최측에서 여는 멘토링 클래스-프로 작가가 직접 첨삭하는-가 7월 27일에 마감이라 답지 않게 매우 타이트하게 초안을 써 제출했다.
첨삭받은 두 편의 글 중 한 편이 운 좋게도 심화멘토링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멘토링 이후 나를 첨삭해 주신 작가님의 시집을 선물받았다. 커피 두 통, 그리고 문학상의 직전 수상작품집과 함께 도착.
수상작품집은 이미 이북으로 모두 읽었기에 소중히 책장에 꽂아 두었다.
머리를 이리 쓸고 저리 쓸어넘기며 고통스럽게 의자에서 몸을 비트는 몇 주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홧김에 폰케이스도 새로 사고 북커버도 새로 샀다.
잘 사긴 했다.
이쁘다.
확실히 직접 써서 완성해 보는 것, 그리고 ‘프로’의 세계에 있는 분들에게 일대일 지도받는 것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지 절실히 깨달았다. 이후 유튜브에서 다른 작법 강의도 몇 들었지만 내 글을 교재로 하나하나 뜯어보며 지도받는 것은 흡수되는 수준이 달랐다.
기한을 맞추기 위해 고생했지만 기회가 되면 또 이렇게 지도받고 싶다.
글쓰기반 어디라도 들어가야 하나? 염두하게 된 계기.
그리고 나는 키보드에 바로 시작하기보다는 아무튼 종이에 쓰고 옮기면서 다듬는 게 조금 더 잘써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그래서 작년에 사 놓고선 정작 몇 페이지 안 쓰며 고이 모셔만 두던 몰스킨 다이어리, 낙서장으로 새출발을 시작했다.
오래오래 예쁜 일기장으로 쓰려고 골랐던 노트이다. 그래서 고르고 고른 일기만 쓰다가 거의 못 썼다. 지금은 연필로 썼다가 펜으로 썼다가 파란펜빨간펜 선 직직 그어서 지웠다가 난리가 났다. 하지만 노트 입장에서도 자기 안에 뭐라도 채워지기를 더 바라겠지.
최초로 받은 원고료는 아주 알차게 썼다.
작가로서의 프로필사진을 찍었는데(!) 기대보다 훨씬 만족스럽다.
사진을 찍으며 느낀 게 있는데 그건 또 잘 살려서 한 줄에 꿰어야지.
그리고 또, 무슨 일이 있었더라.
아, 올리비에 드브레 전시 관람 이후 뭐라도 그리고 싶어져서 초보 ‘그림러’가 되었다.
한국인의 취미 시작, 다이소와 함께.
미니 스케치북과 수성마카를 합쳐 5,000원, 며칠 뒤 당근마켓에서 미술도구 세트를 또 5,000원에 데려왔다. 당근마켓의 취미물품들은 누군가의 힘찬 포부가 물거품처럼 스러진 흔적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니, 우선 최대한 부담없게.
그림 그리는 시간도 최대 1시간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7월 중후반 내내 글쓰기 싫으면 색연필을 깎고, 그림이 귀찮으면 낙서장에 기승전결 네 글자만 계속 새로 써 댔다.
카드 돌려막듯 돌려막은 취미돌려막기.
완전한 타인에게 받은 생애 첫 비평(?)이라 심난함의 시간도 있었지만.
이번 달은 발전이 있어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