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허그
늘 주변 사람들이 말했다.
“애고, 왜 이렇게 말랐어요?”
등을 어루만지며 어깨를 쓰다듬으며
“살 좀 쪄야겠어요”
나의 등 사진을 찍어서 보는 건 처음이다.
말랐다. 사람들이 왜소해 보인다고 하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한쪽으로 약간 치우친 내 등.
참으로 오랫동안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던 나의 등.
부모님 댁에 갔다가 내가 사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 멀리 내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계속 바라보셨을 부모님 마음이 오버랩된다.
가족을 위해 청춘을 바쳐 열심히 일했던, 이제는 세월이 많이 흘러 조금씩 늙어 가고 있는 큰딸의 불편한 다리와 뒷모습을 보며 우리 부모님의 마음은 어떠셨을까. 짐작하건대
“가엽다, 저 몸을 가지고 가족을 위해 일만 하고 희생한 내 큰 딸.” 눈물도 흘리셨겠지.
많이 극복했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문득 가슴을 파고드는 나에 대한 연민이, 내 마른 뒷모습을 보니 더 깊어진다. 그러다 훅, 하고 들어오는 마음. 나를 향한 한없는 위로와 격려로 토닥여 주고 싶다. 내가 나를 안아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나를 꼭 안아 주고 싶다.
‘백허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