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의 나
맏이로서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책임감에, 나를 잊고 오직 가족만을 위해 살았던 지난날들이, 그런 삶이 만든 나의 성격, 생활 패턴. 나에게 집중하고 나만을 위한 삶은 어색해. 그냥 즐기면 되는데,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 없는데, 스스로 세세하게 일상을 체크 하고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그런 사실이 좀 슬펐다.
맑은 금강이 흐르는 곳에서 태어나 산과 나무와 새, 강물들이 늘 가까운 곳에 있던 영향이었을 것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사색을 좋아하며, 글쓰기를 좋아했던 나는 감수성이 풍부한 소녀였다. 그러나 그 감수성을 가슴 깊이 묻어 두어야 했던 현실.
삶 속에서의 치열함은 나를 위한 시간, 나만을 위한 것들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만든 것 같았다.
그러나 다시 세차게 머리를 흔든다.
아니야, 뭐 어때. 나만을 위한,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것들을 하고 살아도 돼.
내가 행복하면 되는 거지. 아프고 힘들었던 시간들을 스스로 보상해 주는 거잖아. 제발 그러지마. 있는 그대로를 즐기라고.
다시 또 집중한다. 내가 선택한 최초의 덕질.
덕질을 하며 취미인 사진 찍기가 더 가속화되고 집중된다. 내가 찍은 자연 사진에 그를 넣어 또 다른 작품을 만들고, 그것을 공유하고 칭찬받고 기쁨을 만끽하고.
오직 가족을 위한 삶이
나를 잊고 살았던 힘들었던 삶이,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칭찬으로 만족감을 느끼고 보상받는 기분이 들 때 행복하다.
여전히 잘 바뀌지 않는 삶의 패턴, 성격.
그러나 이런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더 많이 칭찬해 주고 싶다. 더 많은 용기를 주고 싶다.
잘하고 있어.
지니, 참 멋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