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지난 밤

한돌의 시

by 신윤수

자정 무렵 잠에서 깨보니

보름 지나 이지러진 달이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돌고 돌고, 커졌다 작아지고, 없어졌다가 다시 생기는,

정해진 대로 해야 하는 너도 참 고단한 여정이구나

지구에서 헤어지려 해도 1년에 꼭 2센티미터만 멀어진다는데

45억 년 동안 지구 바닷물 끌어올리고 내리게 해서

생명 만든 게 바로 너라는데 그동안 참 고생이 많았다


참 내가 사는 한국에서도 지난달(8월 5일) 달 탐사선 ‘다누리’호를 보냈다는데 잘 있지?

아니 아직 거기에 오지 않았다고?


음력 17일이다

딴에는 놀지 않고 뭔가 분명히 했는데 저녁 지나 생각하면 대체 무얼 했는지 기억이 감감하다

새벽에 꽃 피어, 낮에 해 바라보다가, 저녁에 봉오리 닫는 나팔꽃이었나?

열심히 넝쿨 감고 올라가 꽃 피고 나면 시드는 이야기


달은 초승달로 다시 시작하는데

나는 가면 다시는 올 수 없으니

이제 마무리할 시간이 되어가고 있는 모양이다


다음 별에서 새로 시작하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