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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벌을 날리다(살리다?)

by 신윤수

어제 아파트 안에 땡벌이 앵앵 날아다녔다

주위를 방충망으로 둘러싼 곳에 들어온 침입자, 그런데

고공비행하다 잠적하는 은폐 엄폐 기술에 그냥 둘 수밖에

오늘 오후에 다시 벌 나는 소리가 들렸다

어제 그 벌인지 아니면 다른 벌인지, 어쨌든

벌에 쏘이면 안 좋을 텐데 걱정하는데

이놈이 힘이 부쳤는지 벽에 붙어 있었다

이때다 싶어

신문지 뭉쳐 살살 가격하기를 3번째 드디어 바닥에 떨어졌다

가만히 보니

죽지는 않았고 이쪽저쪽 대가리 다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죽여버릴까 하다가, 제 스스로 죽겠지 하며 내버려 두었는데

다시 비상하려고 운기조식하는 것 같았다


이걸 어쩐다 이놈을 죽여! 살려! 하며

휴지에 싸서 집어 들며 꽉 압착하려다가, 그래도

방충망을 열어 턱에다 가만히 놓아두었다

좀 지나서 보니 없어져버렸다


바람에 날렸는지

스스로 날아갔는지


벌아! 땡벌아! 나는 네가 잘 날아갔기를, 그리고

네가 살아있기를 바란다


20211114


* 그런데 달리 어떻게 해야 했지? 요즈음(2022년 10월)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공군기 시위를 보며! (한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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