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에서 평화? 아니면 전쟁? (10편)
국군의날과 핵무기
오늘(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다. 전후방 각지에서 불철주야 나라 지키기에 힘쓰는 국군 장병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 글은〈자주국방〉과 핵무장에 대한 이야기이자, 통일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다.
최근 중요한 여건 변화를 살펴본다.
북한은 9월 26~27일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에 핵무력정책을 넣었다고 한다. 최근 전술핵잠수함(김군옥영웅함)을 진수한다고 발표하였다.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바이든에 앞섰다고 한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의 대북정책은 어떻게 바뀔까? 트럼프는 주한미군 철수나 한국의 부담금 대폭 인상을 주장하였고, 김정은과는 친구라고 주장하던 사람이다.
--------------------
미군의 한국군 전시작전권과 ‘워싱턴 선언’
한국전쟁 초기였던 1950년 7월 14일 대전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맥아더 장군에게 한국군 작전권을 위탁하였다. 이걸 ‘대전 협정’이라고 부른다던가?
당시 대한민국은 사흘 만에 서울을 빼앗겼고, 한국군은 탱크나 전투기 한 대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미군이 한국군을 통합지휘토록 한 것은 이해가 된다. 그때도 반대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주권국가가 국군통수권을 이양할 수 있느냐에 대한 반론이었다.
1953년 7월 27일 휴전 후 미국과 한미상호안보조약을 체결하고, 70년 동안 미국이 대한민국의 안보에 큰 역할을 해온 것은 틀림없다. 우리도 ‘자주국방’의 기치 아래 국방력을 증강하여 2023년 현재 전 세계 6위의 군사력을 가진 나라가 되었다. 일본이 8위이고, 북한은 34위라고 한다.
핵을 제외한 재래식 전력으로는 북한은 남한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런데 핵무기는 이런 계산을 무력화한다. 왜냐면 핵무기에 대한 대처는 핵무기뿐이기 때문이다.
올 4월 이른바 ‘워싱턴 선언’은 ‘타주국방’과 ‘핵주권 포기’였다. 전시작전권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고, ‘북이 남에 핵무기를 사용하면, 미국이 핵보복을 해준다. 남한은 핵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게 말이 되는가? 주권국가가 전시작전권을 돌려받지 않고, 핵주권을 포기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말이다.
최근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의 발언을 ‘읽을거리‘로 붙여 두었다. 나와 같은 생각임을 알 수 있다.
-----
정덕구 이사장 “北 사실상 核 보유국, 핵 균형 확립 불가피” (조선일보)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KEI 토론회에서 자체 핵보유, 잠재 핵능력 구비 등 방안을 제시하고, “美 첨단기술과 韓 산업역량, 가장 효과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말했다.
어찌할 것인가. 우리는 ‘워싱턴 선언’을 철회하고, 자주국방과 핵무기 개발로 나가야 한다.
------------------
북한은 ‘우리’고, 중국·러시아는 친구다
한국과 북한은 같은 민족이고, 고려(918년)부터 일제강점기(1945년)까지 1천년 이상 같이 살아왔다. 그들은 (공산 세습 전체주의를 주장하는 일부를 빼고) 분명히 ‘우리’다. 대한민국 헌법은 한반도 전체를 영토로 하고 있고(헌법 제3조), 북한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런데 남북은 1950년~1953년 한국전쟁으로 싸웠고, 여기에 미국과 중국이 참전하고, 당시 소련 공군은 몰래 미국 공군과 싸웠다고 한다. 미국 외에 15개국이 유엔군으로 군대를 보냈고, 당시 소비에트연방(소련)을 구성한 나라(우크라이나 등)는 간접적으로 참전하였다.
그런데 구경만 한 나라가 있다. 바로 이웃나라 일본이다. 그들은 강 건너 불구경을 하면서, ‘우리’의 한국전쟁과 이어진 베트남전쟁 특수로 2차 대전 패전에서 급속히 복구되었다.
------------------
분단에서 통일로 가기
2차 대전 후 분단된 나라 중 베트남은 1975년, 독일은 1990년 통일을 이루었다. 한반도는 일본 대신 분단된 나라인데, 1951년 샌프란시스코 체제 아래 통일을 달성하지 못한 유일한 곳이다.
베트남은 동족끼리 그리고 외세(프랑스, 미국 등)와 전쟁을 한 끝에 통일을 이루었고(1975년), 동서독은 전쟁을 하지 않고 통일을 이루었지만(1990년), 한국과 북한은 전쟁(이것은 내전이자 국제 대리전이다)으로 당시 인구 1/10인 300만명이 죽었는데도 아직까지 통일을 이루지 못했다.
2018년 6월 12일 트럼프와 김정은이 싱가포르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때 두 가지 의제가 있었는데, 1. 한국전쟁을 어떻게 끝내느냐 2. 한반도를 어떻게 비핵화하느냐였다.
---------------------
『비밀과 역설』 (이동기, 아카넷, 2020).
독일통일에 대한 책을 소개한다. 독일통일에 6자, 즉 2+4가 동의했다. 2는 동독과 서독이고, 주변 4대국은 미국, 러시아(당시 소련), 영국, 프랑스이다. 이걸 2+4=1이라고 표현한다.
당시 각국 입장은 ‘미국은 긍정적, 프랑스는 유보적, 영국은 앞의 국가들에 비해 분명히 부정적이고, 소련도 통일에 반대하지만 독일인의 자결권에 반대하지 않기에 협상의 여지가 있다’였다. (239~240쪽)
미국의 조지 부시가 독일인의 자결권을 지지하고(그는 4+2가 아니라 2+4라고 했다). 서독의 헬무트 콜이 적극 대처하여 마가렛 대처와 고르바초프의 마음을 바꾸었다. 우리도 남북한과 우리를 둘러싼 4개국, 즉 2+4가 모두 적극적이어야 통일을 이룰 수 있다.
이 책에서 인상 깊은 구절을 적는다.
‘4대 열강과 함께 2개의 독일국가가 함께 통일의 외적 형식을 논의해야 했다. 동시에 그것을 ‘6자 회담’이라고 하지 않은 이유는 4대 열강이 독일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음을 따로 인정했기 때문이지만, ‘4+2 회담’이 아니라 ‘2+4 회담’이라고 불린 이유는 서독과 동독의 결정이 우선임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2+4 회담’ 형식은 애초 미국의 제안이었지만 서독 정부는 즉각 받아들였고 회담이 개최되도록 바쁘게 움직였다.’
(249~250쪽)
한반도 주변 열강의 전략과 입장을 상수로 보고 한반도 주민들의 행위 여지와 자기결정권을 스스로 제약하는 모든 단견과 전망 부재의 태도는 역사의 하수구로 버릴 때다. 남북은 주변 열강의 한반도 관련 정책이나 통일문제에 대한 입장이 고정적이라고 볼 이유가 전혀 없다. 전후 유럽에서는 독일문제가 분단으로 해결되었다고 간주되었다. 게다가 독일은 패전국이자 전범국으로서 주권의 제약을 많이 받았다. 그런 독일도 ‘자결권’을 내세워 민족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열강에 넘기지 않았다. (264~265쪽)
-----------------
미국, 일본은 남북 분단 지속을 원한다
미국은 남북이 분단상태로 현상유지(status quo)하는 지금을 좋아한다. 만일 종전(終戰)을 하게 되면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하고, 미군도 철수하라는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현재처럼 한국(그리고 북한 핑계로 일본까지)이 늘 미국의 최신무기를 사고, 2만 8천명 미군이 50만명에 달하는 한국군을 작전지휘하면서, 현지에서 실사격과 전쟁연습까지 할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나. 거기다가 한국은 기지를 제공하고 주둔비까지 내준다. 이거야말로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기’ 아닌가.
일본도 한반도의 분단과 긴장상태를 원한다. 일본은 평화헌법 제9조에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로 위협한다는 핑계로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바꾸고 있다. 국방비가 전에 GDP의 1%수준이다가 이걸 2%까지 올린다고 발표하였다.
오히려 중국은 대만 문제에 한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남북문제에 중립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남북 평화와 통일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통일이 되면 미국이 한반도에 남을 근거가 적어지고, 주한미군이 남아 있더라도 중국에 압력을 가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어떨까. 군사력은 러시아 2위, 한국 6위지만 두 나라 경제력은 엇비슷한데, 러시아는 중국과 국경을 길게 접하고 있어 통일한국이 이 지역의 완충세력이 되면 손해 볼 일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종전 북방정책을 되살려, 주변 나라 모두(즉 2+4)를 평화와 통일의 장(場)으로 이끌어야 한다. 이것이 다음에 살펴볼〈한반도發 평화론〉이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한반도 평화학』, 『평화학이란 무엇인가』를 읽고 있다. (뒤에 책 표지 참조)
(11편 계속 예정입니다)
---------------------
(읽을거리)
정덕구 이사장 “北 사실상 核 보유국, 핵 균형 확립 불가피” (조선일보)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 KEI 토론회
자체 핵보유, 잠재 핵능력구비 등 방안 제시
“美 첨단기술과 韓 산업역량, 가장 효과적인 파트너십 구축”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입력 2023.09.28. 05:30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전 산업부 장관)은 27일(현지 시각) “많은 한국민이 미국 정부가 바뀌는 데 따라 자주 변하는 미국의 핵 억지력 보장에 대해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 북러간의 협력을 고려할 때 한국의 핵 보유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미국 워싱턴 DC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을 받아 지난 8월부터 현지 방문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미국 정치, 경제 현안과 정세 등을 파악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이날 미 워싱턴DC 한미경제연구소(KEI)가 ‘미·중 경쟁속 지속가능한 한미관계’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한국은 안보 딜레마에 대응하는 전략을 실행해야 하고 북한을 억제하기 위한 핵균형을 확립하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이사장은 “북한이 현재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고 미국의 핵 우산만으로는 북핵 위협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우려한다”며 “미국의 정권 변화에 따라 핵억제 보장 능력이 달라지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자체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이에 맺은 것과 유사한 핵공유 프로그램, 일본과 독일의 잠재 핵능력 구비 모델인 ‘무기화되지 않은 핵무기 체계’ 등 신뢰할 만한 핵억제 능력 보유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현재 한미간의 핵협의그룹(NCG)이 출범해 핵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 양국 논의과정에서 새로운 안보 상황 전개를 충분히 반영해 물 샐 틈 없는, 더 업그레이드된 억제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정 이사장은 올해 7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에 대해 “향후 70년간 한미는 더욱 긴밀한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하면서 한 배를 타고 공동의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며 “우리는 동등한 동반자로서 손을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전체주의와 공산주의 도전으로부터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지키는 데 있어서 가장 심각한 것은 중국의 시진핑 체제와 북핵 위협”이라며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직면한 미국의 국가안보 맥락에서 한국은 최전선에 서 있고,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선진화된 군사기지를 중국의 코 앞인 평택에 두고 있다”고 했다.
또 한·미 협력관계가 안보이슈를 넘어 과학기술과 산업 분야까지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며 “미국의 글로벌 전략 측면에서 한국 국익은 미국 국익과도 직결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제조업의 부흥을 최우선 경제정책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의 첨단기술 역량과 한국의 산업 제조 역량은 가장 생산적이고 효과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정 이사장은 강경한 사회주의로 돌아선 데다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든 중국과의 관계 설정도 한국의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조선일보에서)
--------------------
『한반도 평화학』, 『평화학이란 무엇인가』 책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