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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Jul 10. 2024

진짜 우리 지정학: 민족을 회상한다

한풀이 25 (역·지 13)

1. 들어가는 글     


당초 ‘위대한 한국 2’라는 제목으로 우리 역사의 큰 틀에 관한 글을 쓰려다 뒤로 미루고, ‘민족을 회상한다’는 반성적 제목으로 바꾸었다.      


우리가 어쩌다 이리되었을까? 현재 남북한은 같은 언어와 역사를 가진 민족이라는 걸 잊지 않았나에 생각이 미쳤다. 먼저 민족성부터 복원되어야 하지 않을까.     


역사적으로 수천년(아니 1만년) 같이 살다가 1945년에 분단, 1950년~1953년까지 치열하게 싸워 죽고 죽이고 현재도 전쟁상태인데, 지금은 (같은 민족이 아니라) 서로 주적이고, 선제타격뿐 아니라 핵무기로 절멸시키겠다고 벼르는 시대에 산다.      


정말 기막히다. 언어와 역사가 같은 동족이 이렇게 변한 건 무엇 때문인가? 나는 주변 강대국에게 이용을 당해 왔지만, 이보다도 민족의 화해와 남북통일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온 정치꾼들의 잘못이 크다고 본다.     


이제 우리는 민족성을 복원하여 새로 번영의 길을 닦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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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민족역사의 길라잡이를 찾아서      


20세기 이후 근세사는 제국주의, 식민주의와 민족주의가 지배해 왔다. 이중 우리는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희생자였지만, 1945년까지 민족은 지켜왔다. 그러다가 해방되는 과정에서 미국과 소련의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한 행정적 발상에 따른 분단이 이념에 영향을 미쳐 민족성을 잃은 비운의 당사자가 되었다.       


이것을 어떻게 고치지? 비운의 시발점이 어디지? 1909년까지 분명히 우리 영토이던 간도는 어떻게 사라졌지? 대마도는 우리 땅인데---등, 먼 과거가 아니라 20세기 들어 현재까지 120년 정도의 근세사에도 많은 수수께끼가 숨어 있다.      


왜 일제는 일선동조(日鮮同祖)니 내선일체(內鮮一體)니 조선과 일본을 함께 묶으려 했고, 만선사관(滿鮮史觀)으로 조선과 만주를, 만몽(滿蒙)이라며 만주와 몽골을 함께 묶으려 했나? 조선이 제쳐져 있었다.     


이상한 것은 조선·일본이 선일(鮮日)이 아닌 일선(日鮮), 조선·만주는 선만(鮮滿)이 아닌 만선(滿鮮)으로 그때의 조선(지금의 한국) 앞에 일본이나 만주를 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일본·만주·몽골과 우리 사이에 숨겨진 비밀이 있다. 과연 동이(東夷)는 누구이고, 그 범위는 어디인가. 구이(九夷)가 있었는데, 누구이고 현재의 나라와 민족 중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나? 정리되지 못했지만 우선 이야기를 꺼내 놓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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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륙고려가 있었다     


지난 글에서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박창범, 김영사, 2002)에서 고구려 백제 신라가 모두 대륙에 존재한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된다고 썼다. 중국대륙이 아니라 한(韓) 대륙이라 썼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우리 역사라면 살던 곳이 한(韓)대륙 아닌가?       


그런데 최근 유튜브를 보니, 고려가 한반도뿐 아니라 대륙 동부를 차지했다고 한다. 고려사의 지명 28개를 중국대륙(한대륙)에서 찾았다는데(책보고).     


당초 원(元)과 고려가 나눈 대륙에서 먼저 명(明)이 건국되고, 이성계의 역성혁명 쿠데타인 위화도 회군에서 조선이 건국되었다는 것이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 조선은 명(明)의 주원장으로부터 조선(朝鮮)과 화령(和寧) 중 국호를 조선으로 선택받았다.          


그후 조선은 명(明)의 제후국이 되면서 황제국이던 고려의 역사를 조작하였다. 현재 고려의 지도는 한 장도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이것이 조선판 분서갱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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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중국은 역사상 한국의 일부였다     


『중국은 역사상 한국의 일부였다』는 책이 있다(심백강, 바른 역사, 2021년). 저자는 시진핑에게 공개질의서를 냈다. 이 책의 표지글을 보자.      


(앞표지)     

“한국은 역사상 중국의 일부였다” 시진핑 망언에 대한 공개질의서     

오늘의 중국이 있기까지 한족은 물론 조선족, 흉노족, 돌궐족, 거란족, 몽골족, 여진족 등 아시아의 여러 민족의 조상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보태진 것이다. 따라서 역사상의 중국은 조선족의 나라도 한족의 나라로 흉노족의 나라도 몽골족의 나라도 여진족의 나라도 아니며 이들 민족이 함께 어울려 이룩한 나라다. 그래서 중국을 다민족 통일국가라 하는 것이다.     


(뒤표지)     

나는 두 가지 이유에서 이 책을 썼다. 첫째 시진핑은 “한국은 역사상 중국의 일부였다”라고 말했지만 그 근거를 분명히 제시하지는 못했다. 어떤 주장이 근거를 통해서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허한 구호에 불과할 뿐이다. 나는 “중국은 역사상 한국의 일부였다”라는 나의 주장이 구호로서 그치지 않고 자료로서 뒷받침되게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둘째 역설 같지만 반중정서를 자극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중국과 한국을 아울러 사랑하기 때문에 한·중 양국의 우의와 평화를 염원하여 이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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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말고 내 책상에 있는 이상한(?) 책을 소개한다. ‘이상한’이란 내가 배운 역사와 다르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 책을 분석 후 소감을 써보려 한다.      


『한반도에 백제는 없었다』 오운홍, 시간의 물레, 2021년

『일본은 고려의 속국이었다』 강효백, 말벗,  2023년

 

(사진) 책 표지



5. 위화도 회군 사건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1388년, 우왕 14년)을 생각해 보았다.     


(우리역사넷에서)

위화도 회군(威化島回軍)은 1388년(우왕 14년)에 우왕의 명을 받아 요동을 공격하기 위해 진군했던 이성계 등이 압록강 가운데에 있는 위화도에서 회군하여 우왕과 최영을 제거하고 고려의 실권을 장악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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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건국 과정에서 이성계 위화도(威化島) 회군 사건이 있었다. 명(明)이 철령위(鐵嶺衛)를 설치한다는데 이성계는 왜 압록강 쪽으로 군사를 몰고 갔지? 그때 철령(鐵嶺)은 우리 역사책에서는 함경도와 강원도 사이에 있었다는데---         


만주의 철령(鐵嶺)은 지금도 심양(瀋陽) 아래에 있다. 이게 아니라 철령이 강원도와 함경도 사이에 있다면 명(明)과는 너무 멀고, 가사 그곳에 진짜 문제가 있었다면, 이성계는 왜 압록강으로 갔을까? 말이 안 맞는다.      

우리 역사에 압록강이 여러 곳에 있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압록강(鴨綠江) 외에 한자가 다른 압록강(鴨淥江)으로 지금의 요하(遼河)가 있었고, 북경 근처에도 또 다른 압록강이 있었다는데---. 지금 중국과의 국경에 위치한 위화도는 너무 작아서 5만 군대가 있을 수가 없는데, 요하(遼河)인 압록강(鴨淥江)에 있는 섬이라면 가능하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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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진짜 역사와 대체 역사(Virtual History)     


우리는 진짜 역사와 우리 강역을 현재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게 아닐까? 중국은 왜 동북공정으로 옛조선(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을 자기들 역사에 편입하려 할까?     


일본은 왜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고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할까?     


그런데 정작 우리 정통 (강단) 사학은 침묵을 지킬까? 아마도 일제로부터의 해방과 남북분단, 한국전쟁 등 예기치 못한 일의 연속이 이런 상태를 유발했나?     


이승만 대통령이 요구했던 대마도 반환을 지금은 왜 하지 않을까. 이상하지 않나? 무엇이 바뀌었나? 그동안 우리 모두가 정신줄 놓고 살아왔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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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역사(Virtual History)라는 말이 있다. 세계적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은 만약의 근현대사를 썼다. 『버츄얼 히스토리』 Virtual History 1997, 우리말 번역본 2024년, 지식향연)      


이 책의 인용 글이 재미있었다. 우연히 월요일(7월 8일)에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독서회를 가졌는데, 그때도 등장한 인물 영국의 헨리 8세 이야기다. 버트랜드 러셀은 『자유와 조직 (Freedom and Organization)』(1934)에서 짓궂은 말투로 마르크시즘을 비판하며 이런 글을 썼다고 한다. 


‘헨리 8세가 앤 볼린과 연애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미국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은 설득력 있게(틀림) 거론할 수 있다. 이 일로 교황령을 등진 영국이 아메리카를 스페인과 포르투갈에게 나눠준 교황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영국이 계속 가톨릭 국가였다면 현재 미국은 스페인계 아메리카의 일부일 가능성이 크다.’ (29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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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달리 바뀌었을까?     


우리가 1948년 제헌 헌법에다가 영토조항을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가 아니라 ‘한반도, 간도와 그 부속도서’라고 했다면, 지금 간도가 우리 땅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중국의 동북공정은 간도를 포함한 넓은 만주에 대한 우리 요구에 대응하자는 것인데.     


이승만 대통령이 1948년 8월 18일(정부 수립 3일째 되는 날) 일본에게 대마도 반환을 요구했고 그후 60차례나 대마도문제를 제기했다는데, 한국전쟁이 없었다면 대마도가 우리에게 반환되었을까? 일본의 독도 영유권 문제 제기는 대마도 문제를 희석하기 위한 용도라는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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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대한제국과 대한민국      


우리는 대한민국에 산다. 그런데 1897년부터 1910년까지 있었던 대한제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여기에 대한 연구를 보지 못했다.      


헌법전문을 보자. 1948년(단기 4281년) 헌법과 1987년 헌법이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단기 4281년 제헌 헌법)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ㆍ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ㆍ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1987년 제10호 헌법)     


여기서 1948년(당시에는 단기 4281년이라고 썼다) 7월 12일에 제정된 헌법이나 현행 헌법(1987년)에 우리가 대한제국(1897년~1910년)을 계승했다는 이야기는 없다.     


대한제국은 그렇다 치고, 그 전의 조선(1392년~1897년)은 어떤가? 우리가 계승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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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젊은 학자가 쓴 대한제국 강제 병합의 수난사가 있었다. 책 제목은 『한국병합』 부제는 「논쟁을 넘어, 다시 살핀 대한제국의 궤적」이다. 모리 마유코가 짓고 최덕수가 옮겼다. 열린책들에서 2024년 3월 간행하였다.     


조선은 1894~1895년의 청일전쟁의 결과 청(淸)의 종주권을 벗어나 자주국이 되었다. 일본의 승리로 동아시아에서 중화질서는 과거가 되었고 중국의 공백을 일본이 메우고 일본을 경계하는 러시아가 대두한다.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가는 1895~1897년에 을미사변, 아관파천이 있었고 국왕인 고종이 방황했다고 한다. 1897년 황제국 대한제국을 선언했지만 1904~1905년 러일전쟁의 결과로 일본의 보호국이 되어 버린다. 

1907년 만국평화회의(헤이그)에 밀사를 보내 국제사회에 호소했다가 실패 후 순종에게 강제 양위하고 만다.      

일본의 한국병합(1910년)에 대해 많은 한국인들이 합의하지 않았고 환영하지 않았다.  1905년 을사보호조약은 고종황제의 승인이 없어 무효이고, 따라서 여기에 터 잡은 1910년 합방조약도 무효라는 견해도 소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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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간도와 만주     


1909년 일본과 청(淸)의 (비밀) 간도협약으로 넘겨준 간도는 우리 땅이 분명하다. 일본은 우리 몰래(이미 1905년 외교권을 박탈당했던 시기지만), 간도를 넘겨두고 대가로 만주지역 철도부설권을 받는다. 남의 걸 넘겨주고 대가까지 받았다면 이건 날강도짓 아닌가?     


간도의 한자부터 간도(間島), 간도(墾島) 등 여럿, 그 영역 범위에도 여러 견해가 있다고 한다. 간도를 포함한 더 큰 지역이 만주인데 이도 현재의 중국 동북 3성을 포괄하거나 이를 넘는 범위였다. 다음 글에서 살필 예정이다.


만주국은 괴뢰국, 유토피아, 이도 저도 아닌 키메라(chimera)였다던가. 만주국은 식민지 조선과 반(半) 식민지 중국, 그리고 러시아에 끼여 있는 땅이다. 원래 청(淸) 나라는 이곳을 자기네 왕조의 발상지로 보아 출입을 금지하는 봉금(封禁) 지역으로 정했고, 조선도 이곳을 월경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다가 점차 조선인과 청인이 들어가고, 북에는 몽골이 있고, 1900년에는 러시아가 의화단사건으로 점령했다가 1904~1905년 러일전쟁 패배 후 일본에게 지배권을 빼앗겼는데 1932년 만주국이 생긴다. 일제의 관동군이 군사력으로 지배하면서 5족협화를 내세웠다는데, 5족은 일본, 조선, 한(漢), 만주, 몽골이다. 


* 다음글 : ‘우리와 만주’는 2024년 7월 17일에 게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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