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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귀여운 능이버섯단 Jun 30. 2022

15. 어그로를 좀 끌어 보겠읍니다

제목대로임

작가님들 안녀엉! 안녀어엉! 

와 아니 비가 무슨 와아...! 큰 비에 떠내려가신 작가님들 없으시길 바라며 !!! 

아니 진짜 정말 놀라운 게 오늘이 무려 6월의 마지막 날? 실화인지? 


2022년의 절 반이 지나갔는데 작가님들의 여정은 어떠셨을까요? 반드시 컷이 난 것은 아니더라도 뭔가 스스로 성장 한 것 같은 걸 느끼셨다든지! 아니면 적어도 내가 받은 곡 만큼은 전부 제출 했다는 팩트 한 줄이 됐다든지! 무엇이 되었든 작가님들께서 작사 길을 걸어오신 시간들 속에 뭔가 남겨진 것이 있다면! 아잇 우리 작가님들 즌쯔 넘무넘무 예쁘고 훌륭합니다아! 


혹시! 아 난 반 년 사이 딱히 한 게 없는 것 같아ㅠ < 이런 기분이 갑자기 들어 버린 작가님들도 있으실 수 있는데요! 절대 주눅 들 일이 아닌 것이가... 작가님 지금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는데 이걸 포기 안 하고 버티신 거 거든요? 이거 지인짜! 지인짜 아무나 못 하는 거예요! 쓰담쓰담 토닥토닥 백 번 받으세요 !!! 정말 잘 버티셨어요! 무려 반 년이 남았잖아요??? 이 사이에 분명히 뭔가 일어난다요! 포기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XD 


자 오늘은 제가 .... 어쩌면 처음으로 브런치를 개설 한 어쩌면 궁극적인 목적일 수도 있는 이야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요새 제가 브런치 새 글을 올려도 스토리에다가 안 띄우는 게ㅋㅋㅋ 이제 오실 만 한 분들은 얼추 들어 오셨을 것 같아서. 방문 통계를 보면 스토리에 안 띄우니까 확실히 유입이 줄어들고 글 올려도 조횟수도 많이 떨어졌더라구요. 오케. 그럼 이제 슬 이런 이야기들을 꺼내 볼 타이밍이 됐다! 고 판단을 했고 .... 어 ....... 제가 좀 음 .... 신인 작가님들에게 정말 궁극적으로 알려주고 싶었던 게 뭐냐하면 ! 


돈!!!!! 


지분!!!!!!!!! 


... 이런 거 .......... 어린 작가님들, 신인 작가님들이 아직 몰라서 후려치기 당하는 것들이 ! 제가 좀 휴우 ...  


실상 작사가 뭔가 수학의 정석처럼 정답이 있는 게 아니고 ... 기본기만 익히고 나면 그 뒤에 솔직히 "배울" 것은 저는 없다고 생각을 하는 입장이예요. 그 뒤로는 개인의 성실함과 재능, 멘탈 같은 것들이 킵 고잉을 하게 하느냐 마느냐를 가른다고 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인 작가님들은 계속 데모를 받기 위해 '학원' 을 다니고, 학원이라는 곳은 쨌든 배울 학 자를 쓰니까 .... 뭔가를 '가르치는' 퍼포먼스를 하고. 뭐 그런 생태가 조성이 되어 있는데 .... 보통 학원에서 데뷔를 하게 되면 학원이랑 해당 곡을 계약 하기도 하고, 학원의 소속 작가로 계약을 해서 더 이상 학원 등록을 하지 않아도 계약 기간 동안에는 데모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형성이 되죠? 이 계약 과정에서 계약서 상으로 이제 퍼블리셔(학원) 과 작가님의 지분이 또 한 번 퍼블리셔에서 지정한 임의 비율로 분배가 되고요. 이 지분율은 퍼블리셔별로 상이 하며 제가 모든 학원의 계약 조항을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독소조항이 뭔지 정도는 알고 있죠. 


자 우선! 돈 이야기를 좀 해 볼까요 우리 ? 


우리가 시안 작업을 하면 일정 금액의 '작품비' 를 받습니다. 제가 오늘은 까불지 않고 정색을 좀 할 건데 ... 자 우리 작품비. 까놓고 균일가 백 만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아 두세요! 이거 정말 최소 비용이예요. 이거 이하로 받지 않기! 왜냐하면 이 금액이 제가 고3때 교복 입고 데뷔 할 때도 100만원 이었거든요. 지금 만 20년 째이 금액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에 곡비는 계속 올랐어요. 대형 레이블에 피칭 되는 활동곡 같은 것들을 기준으로 이야기 하자면 작사비 곱하기 10배 올랐어요. 이게 뭘 의미하는지 우리가 잘 생각 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가끔 팬덤에서 제가 작사 참여 했다고 써 있으면 '오 이번에 회사 돈 좀 썼나봄' 이런 댓글이 보이는뎋ㅎ 볼 때마다 좀 민망합니다. 저나 이제 막 데뷔하시는 작가님들이나 금액 똑같은데 ... 그니까 저는 이게 경력에 따른 페이를 올려야 한다 뭐 이런 걸 떠나서, 작사비의 파이가 전체적으로 좀 커져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지금 많은 작가님들이 꿈을 달리고 있는 길의 목적지가 20년 째 임금 동결인 구역이라는 게 좀 자괴감이 들고 ...  


많이들 모르시는데, 원래 작품비와는 별개로 '시안비' 라는 게 있었어요. 금액까지 제가 그냥 오픈 하자면 25만원 정도. 채택이 안 됐더라도 회사를 위해 '근로' 를 제공 한 거니까 회사가 그거에 대한 성의표시를 한 거예요. 이 시안비는 모든 회사에서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작은 회사들은 그 때 부터 안 줬대요. 근데 저는 시안비가 완전히 멸종 될 때 까지 이 시안비를 받았고 정말 열심히 일 했어요. 


이 시안비가 사라진 이유는 뭐 따지면 이것저것 복합적이긴 한데 시기적으로 볼 때 학원의 등장과 은근하게 맞물려 있습니다. 작사 학원이 등장 하면서 회사는 학원에 의뢰를 하기 시작했고 시안을 받을 수 있는 풀이 커졌어요. 그런데 시안을 제출한 학원생들에게는 시안비가 안 돌아갔어요. 이 분들은 아직 데뷔를 못 한 <지망생> 이기도 하고 학원에서는 시안 의뢰를 일명 '영업' 을 통해서 받아오는 입장인데 우리 원생들에게 시안비를 지급 해 주십시오! 하고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고요. 똑같이 탈락 시안을 제출 받았는데 회사 입장에서는 누구는 시안비를 지급 하고 누구는 안 하는 거예요. 회사 입장에서 이걸 어떻게 판단 했을까요? 그리고 학원 외에 시안비가 지급이 되니까 성의 없이 그냥 형식적으로 제출 되는 시안이 많기도 했다고 합니다. 재무 팀 입장에서 볼 때, 아주 오랫동안 채택이 되지 않는 작가에게 계속 시안비를 지급 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앞서 말 했다시피 작은 회사들은 시안비를 지급을 안 했다고 했잖아요? 근데, 참 웃기는 게 ... 몸값을 올리는 건 정말 쉽지 않은데 이런 기회비용이 사라지는 건 정말 쉽더라구요. 저 회사도 지급 안 하는데 우리가 꼭 해야 해? 가 대부분의 회사들의 입장이었어요. 아마 제가 ... 오랫동안 SM이라는 양지바른 좋은 터에서 계약을 하고 활동을 해서 ... 아마도 가장 최후의 최후까지 시안비를 받을 수 있었던 작가일겁니다.  여기까지, '시안비' 라는 시스템이 사라진 이유. 작가님들 지금 스케줄러에 지난 6월에 작업하신 곡들을 카운트 해 보세요. 이거 한 곡당 25만원 씩 받았었다고 계산 해 보면 헛웃음이 나오실 거예요. 


자 다음으로 작품비. 


우리 작품비 ... 일부 학원에서 '우리 학원은 작품비를 지급 받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더 많은 영업을 해 오고 있습니다.' 하는 곳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 부분은 제가 말을 아끼겠습니다. 이건 1차, 학원의 선택이고. 2차적으로는 그 학원을 택한 작가님들의 선택이기 때문에 제가 말 얹을 부분이 아닌 것 같구요. 


아무튼. 우리가 컷이 나면 우리 작품비가 지급이 되는데 ... 이거를 제발 우리 꼭 받자. 이 금액이요 ... 진짜 이거 금액이 크고 작고를 떠나서 우리가 '일' 을 했잖아요. 일을 했으면 '돈' 을 받는 게 너무 당연한 이치고 우리는 우리의 재능을 '판매' 한 거니까 '대금을 지급 받는 것' 에 있어서 우리가 당당하지 못할 이유가 없어요. 돈을 안 준다? 근데 이거 말 해도 되나? 같은 걸 작가님들이 고민 하고 눈치 볼 이유가 없다는 거예요. 학원에서 영업을 뛰어서 우리가 컷을 내잖아요? 컷 나면 학원이랑 수익 분배 하죠? 학원은 작가님들이 컷을 냈음으로 인하여 앉아서 돈을 벌었어요. 그러면 학원 입장에서도 작가님들 통해서 수수료 뗀 것에 대한 '일' 을 해야죠. 우리 작가님께 작품비 지급 하십시오. 라고 엔터에 요청 해야 해요. 그거 하라고 수수료 받는 거예요. 퍼블리셔들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그래야 작가님들이랑 퍼블리셔 사이에 신뢰가 생기는 거예요. 믿고 일 할 수 있는 곳이어야 계약도 하고 재계약도 하고 그러죠. 요즘은 비단 학원 아니더라도 작곡가 분들이 해당 팀 작사가들을 모집 하는 곳들도 많아졌죠? 여기서도 마찬가지예요. 작곡가 분들 해당 곡 피칭 해서 곡비 받았으면 그 곡 비에 작사비도 포함이 되어 있는 거잖아요? 그럼 거기서 가사 작품비 지급 해 줘야 맞는 거예요. 우리가 너에게 기회를 줬잖니. 이건 내가 너에게 기회를 준 거야. 너를 데뷔 시켜 주기 위해 내가 이만큼 노력을 한 거야. 우리 회사가 나중에 더 커지고 돈 많아지면 그 때 더 올려 쳐 줄게. 


... 혹시 이런 소리 하는 곳 있으면 이거 진짜 쌉소리를 정성스럽게 하는 거거든요? 절대 거기에 적응 하지 마세요. 작가님들 가사를 붙여서 피칭 됐는데 그 가사가 별로다, 그러면 엔터사에서 그 가사 쓰나요???? 절대 아니예요. 그 곡이 다시 오픈 되어서 우리 학원 및 프리랜서 작사가들에게 뿌려지고 거기서 비딩 해서 새로운 가사 붙어요. 그 가시는 작가님이 "잘 썼으니까" 그대로 킵 고잉 해서 간 거예요. 다른 데 내돌리지 않아도 될 만큼 잘 쓴 가사라구요. 그만큼 잘 썼다는 건 작가님의 가사가 피칭에 도움을 줬다는 거예요. 자 그럼 이 흐름 속에서 작사가들이 완벽하게 수퍼 을이 될 이유가 있을까요?  그만큼 재능이 있는 작가라면 오히려 퍼블리셔에서 어떻게든 우쭈쭈 해서 잡아 놔야 하는 게 상식적이지 않을까요? 근데 돈을 안 주면서 기회를 준거라고 애들을 가스라이팅 하고 너 나 아니었음 데뷔 못 했다! 든가. 여기 나가면 네가 가사 쓸 데 있을 거 같냐! 든가. 이런 스텐스를 취한다? 저는 이걸 어떻게 설명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이 글을 보고 왠지ㅋㅋ 제 글에 반박을 하고 싶어서 드릉드릉 해 진 누군가가 있으시다면! 자자 진정 하시고요. 저는 작사가이고. 작사가가 작사가 동료들을 위해 어드바이스를 하고 있잖아요? 본인들도 같은 입장의 후배와 동료들 입장에서 유리한 이야기를, 본인들끼리 나누시면 돼요! 저는 지금 작사가들끼리 모여서 뒷담화 하는 중입니다. 


컷 났으면 돈 달라고 하세요. 돈 밝히는 애 처럼 보이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 하지 마시고. 작가님의 수익으로 인하여 수수료를 뗀 것에 대한 근로를 지급하라고 당당하게 요구 하세요. 이런 게 당연해 져야, 업계 표준이 되고 안 주는 게 비상식적인 걸로 굳어지는 거예요. 작가님이 그 순간을 모면하려고, 또는 여기에서 내쳐질까봐 돈 달라는 말을 못 하면 작가님의 처우는 절대 좋아지지 않아요. 그리고 그게 점점 독처럼 퍼져요. 작가님 뒤에 데뷔 하는 작가님들은 더 나쁜 환경에서 일 하게 되고요. 시안비가 없어졌던 것과 똑같은 일이 되풀이 되는 거예요. 


물론, 어 회사가 어려워서 이번에 돈을 못 준다. 뭐 그래 뭐 백 번 양보해서 그럴 수 있다고 칠게요. 그러면 적어도 이 회사가 작가님들을 평소에 대하는 태도라도 좀 작가님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평가를 하세요. 내가 믿고 가도 될 집단인가. 나에게 이들이 신뢰를 주고 있는가. 이걸 생각 하셔야 해요. 그 곳에서 컷을 냈던 작가님들이라면 이미 가능성을 검증 받은 거예요. 다른 데 가서 또 컷 낼 수 있어요. 제가 분명히 강조 했어요. 작가님 가사가 구렸으면 절대 그 가사로 녹음까지 못 간다고. 발매 곡이 나왔다는 건 작가님이 꼭 그 퍼블리셔가 아니더라도 컷을 낼 수 있는 검증 된 작가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절대 가스라이팅 당하지 말고 ... 쎄함은 과학인 거 절대 잊지 말고. 작가님의 재능을 후려치기 하는 사람하고 일 하지 말고. 꼭. 저랑 약속. 도장. 복사. 코팅. 잘 한다 잘 한다 해 주는 사람하고 일 해도 멘탈 관리가 쉽지 않은 바닥입니다. 와중에 후려치는 사람하고 너무 오래 일을 하면 이제 갓 트는 싹에 그늘 씌우고 물 안 주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부디, 작가님의 재능을 소중히 가꿔주는 곳에서 일을 하세요. 


어 ...... 오늘 너무 정색했다 그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끄러워라 핳 ! 제가 쫌 얼굴이 빨개졌으니까 지분 얘긴 담에 해 쥬께용 ♡ 바로 다음에 붙여서 하긴 쫌 너무ㅋㅋㅋ 우리의 사기를 떨어트릴 수 있으니까! 다음에! 제가 또 적당히 이 쯤 되면 함 얘기 해 보까? 싶을 때 ... 그럴 때 또 댕정색으로 찾아 올게요ㅋㅋ 


다음엔 우리 평소대로 즐겁고! 귀엽고! 좋은 이야기로 만나자요 작가님들!! 


비 오지만 불금 보내기이 ! 지난 한 주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작가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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