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녹색나무 Apr 21. 2024

조물주의 생기(生氣)

조물주의 생기(生氣)     


어둡고 어둔 어느 골목

아무도 다니지 않는 야심한 시각.     


나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전에는 수 없이 많아 보이던 그 골목이, 그 거리가 이제 내게 의미가 없다.

인생은 돌고 돌아 제자리로 가는 것이라고 누군가는 말했는데      


신(神)은 그저 자신의 피조물의 인생을 훈수하지 않고

지켜만 보다 낭떠러지에서 손을 내밀어 잡아 줄 뿐이다.     


끝에서 끝으로 향하는 극단의 순간

나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고함을 지르다 지쳐

두 손을 들고 기브업(Give Up)을 외친다.      


생명과 죽음, 그 어느 것도 아닌 중간에

조물주가 불어넣은 생기(生氣)는 곧 나의 호흡.     


차라리 꿈이기를 바란 순간도 있건만

아, 현실은 환상도 이상도 아닌 지금이구나!


작가의 이전글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