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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충환 Apr 21. 2024

조물주의 생기(生氣)

조물주의 생기(生氣)     


어둡고 어둔 어느 골목

아무도 다니지 않는 야심한 시각.     


나는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전에는 수 없이 많아 보이던 그 골목이, 그 거리가 이제 내게 의미가 없다.

인생은 돌고 돌아 제자리로 가는 것이라고 누군가는 말했는데      


신(神)은 그저 자신의 피조물의 인생을 훈수하지 않고 

지켜만 보다 낭떠러지에서 손을 내밀어 잡아 줄 뿐이다.     


끝에서 끝으로 향하는 극단의 순간

나는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고함을 지르다 지쳐 

두 손을 들고 기브업(Give Up)을 외친다.      


생명과 죽음, 그 어느 것도 아닌 중간에

조물주가 불어넣은 생기(生氣)는 곧 나의 호흡.     


차라리 꿈이기를 바란 순간도 있건만

아, 현실은 환상도 이상도 아닌 지금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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