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글이 되다 첫 에세이
월요일, 평소처럼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어느 때처럼 마을 버스를 타고 돌아가던 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돈이 많으면 과연 어디까지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지난주 밑에 층에 새로 이사하는 이웃의 인사에서 시작한다.
이웃집 아주머니는 처음 보는 우리에게 자랑스럽게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인사를 했다. “저희 다음주에 이사와요 처음으로 집을 사서 이사오는 건데 많이 시끄러울 것 같아요 죄송해요” 이 말은 다시 말해, 집을 사서 처음으로 이사오니 시끄러워도 아무말 말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즉, 일종의 신고식이다.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고요한 일상에 예상치 못한 층간소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아침 7시부터 들리는 망치소리는 기본이요, 드릴과 타일을 부수는 각종 소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어제는 주말이라 모처럼 오랜만에 자고 일어나려고 한 찰나, 자연스럽게 불청객 드릴소리가 아침이 왔음을 자명종 소리처럼 알렸다. “위잉~ 트트트특!” 밑에 층은 바로 우리 집 방향과 같아 화장실과 거실에서 무언가를 하면 곧바로 소음이 내 방으로 옮겨왔다. 마치 산에 올라 소리치는 메아리가 다시 들려오듯이 이 시끄러운 불청객은 다음날과 그 다음날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오늘도 편히 쉬기는 다 틀렸네. 돈이 많으면 건물도 사고 이사 안 다녀도 되고 좋겠다 부럽네’
층간소음의 공격은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나의 실존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마을버스를 타고 집에 가던 중 맞음편에 서 있는 시내버스를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버스는 큰 엔진과 운전기사와 바퀴 네 개, 그리고 눈에 안 보이는 설계된 기계가 있기 때문에 저렇게 움직일 수 있는 거야. 만약 저 버스의 구조 중 어느 한 개라도 없다면 버스는 도저히 움직이지 않아. 아무리 좋은 엔진과 최신식 기계가 탑재되어 있다고 해도 녹이 슬거나 오래되면 고쳐야 돼. 사람도 마찬가지야. 돈이 많고 건물이 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돈과 건물은 없지만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즐겁게 누리는 사람도 있어. 돈과 권력과 가진 것이 많은 사람도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을거야. 사람은 어디에서나 누구와도 문제가 있으니까. 예수님도 당시 사람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은 세리와 가난한 자와 더불어 식사를 하셨는데 나는 왜 이런 고민에 빠져 있지? 다른 사람과 '다르게’ 보자 내 일은 이런 일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김창옥 강사님도 한 세바시 강의에서 “머니머니해도 머니가 최고!”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강조했지만 그 분의 강의가 인기 있고 진정성을 얻는 많은 이유는 진솔한 자기 고백과 상처를 매개로 소통하기 때문이 아닌가 나도 그런 사람이 되자! 돈이 없으면 다른 것으로 삶을 더 풍성하게 하면 되지 So What! 그래서 뭐가 어떻단 말인가, 이제까지는 이레저레 일이 있어서 많이 못 갔지만 꽃이 피고 따스한 봄날, 많은 사람들을 유혹하는 수많은 예쁜 꽃들과 식물들, 그리고 영원한 나의 집, 박물관에 가야지. 올해는 어떤 그림과 유물이 나를 설레게 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