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갭이어를 가진다고?
2023년 12월, 퇴사를 하면서 갭이어를 가지기로 결심했어.
퇴사하기 한 달 전부터 엄마한테
나 1년만 좀 쉬고 싶어, 엄마
2024년 한 해를 갭이어로 보내겠다고 엄마에게 조심스레 말했어.
난 이미 30대고
부수입이 있는 상태도 아니라, 퇴사를 하면 수입이 끊기기도 하고
무엇보다 (별 거 없긴 하지만) 커리어가 끊기는 게 정말 무섭기도 했지.
나도 이걸 선언할 때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어.
뭐라도 될 거 같았나.
쉬면 뭐 할건데?
나 ISTJ인데, 이건 ISTJ답지 않아.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어.
나도 내 스스로에게 놀랐거든.
(이건 나답지 않다고 생각했어)
근데 그래도 불구하고 엄마에게 말했는데
그래, 이참에 좀 쉬어
고생했어
저 말 한 마디가 왜 이렇게 눈물이 핑 돌았는지
나는 그렇게 2024년을 맞이했어.
한국 사회에서 한창 커리어를 쌓고 연봉을 올리는 시기에
오히려 모든 걸 단절시키고자 하는 이 결심이
대단한 건지 멍청한 건지
사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태어나서 한번도 쉬지 않고 달렸는데
잠깐 1년만 쉬어볼래.
괜찮지?
(딱히 허락을 구하는 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