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지기 보다 단 한번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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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소개할 '러브 라이프'는 삶에 대한 환상과 아이러니 그리고 사랑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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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도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타적인 사랑이란 것이 존재할까? 타인을 위해서라 말하지만 결국엔 자기만족을 위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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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에코는 어린 아들과 함께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오셀로 게임에 우승한 아들을 위해 연 파티에 자신의 결혼을 반대한 시댁의 부모님도 함께 오며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던 중 아들이 욕조에서 발을 헛디뎌 물속에 빠지고.. 다른 이들의 웃음소리 사이로 타에코의 비명이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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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장례식장에 사라진 전 남편이 돌아온다. 청각장애인에 한국인인 그는 타에코가 돌봐주지 않으면 안 되는 모습으로 나타나 그녀의 주변에 머무른다. 타에코는 전 남편의 등장으로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선택을 한다. 그녀에게 있어 가족과 사랑이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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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해지기 보다 단 한번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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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케이타의 죽음에 화를 내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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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죽고 '타에코'에게 모두가 "강해져야 한다.", "마음을 단단하게 먹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장례식장에 찾아온 전 남편은 그녀의 뺨을 때리는데... 지금까지 참았던 감정이 터져 나온다. 어느 누구 하나 헤아리지 않았던 그녀의 마음을 그 만이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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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타를 잊으면 안돼. 그게 당신 인생에서 중요한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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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인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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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대부분의 인물들은 어딘가 엇나간 것처럼 보인다. 재혼한 며느리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중고라 말하는 시아버지, '케이타'가 아닌 진짜 손주를 안겨달라는 시어머니, 결혼 이후 찾아오는 남편의 전 여자친구, 양아들인 '케이타'가 죽었을 때 진짜 아들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한 남편,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거짓말로 아내를 속이고 여비를 빌린 전 남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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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으로 보면 막장드라마가 아닌가? 할 수 있지만 감독이 전하고자 했던 것은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이타적인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타인을 위한 것처럼 보여도 결국에는 자기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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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등장한다. 자신보다 연약한 상대를 위해 희생하는 '타에코'와 집착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남편의 모습에서 어쩌면 '사랑'이라는 것은 모든 감정을 포장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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