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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의 사진관 Nov 28. 2023

괴물 _ 잘못을 묵인하는 사회에서 행복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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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시사회를 통해 먼저 관람하게 된 작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11월 29일 국내 개봉을 앞둔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님의 신작 영화 '괴물'은 '마지막 황제' 등 다양한 음악감독을 맡아온 '사카모토 류이치'작곡가님이 생전 마지막으로 참여한 작품으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어느 가족'에서 알게 된 믿고 보는 배우 '안도 사쿠라'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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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이야기는 뒤에서 같이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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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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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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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아들을 키우는 '사오리'는 '미나토'의 행동에서 무언가 잘못되었을 깨닫는다. 용기를 내 찾아간 학교에서는 모두가 자동 응답기에서 흘러나온 것처럼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되뇔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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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교사로 부임한 '호리'는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미나토'의 어머니인 '사오리'가 상담을 신청하고 사건의 발달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하려고 하지만 주변 선생님들은 그저 극성 부모님이라며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하라고 한다. 이 말이 후에 어떤 일을 불러올지는 예상하지 못한 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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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에게는 비밀이 있다. 반에서 왕따를 당하고 집에서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당하는 '요리'와 친구이지만 교내에서는 서로 모른척한다. 자신도 똑같은 취급을 받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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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시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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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하나의 사건을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3명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처음에는 엄마, 선생님, 그리고 아이 순으로 보여주며 사건의 진실에 대해 다가간다. 이렇게 다중 시점으로 보여준 이유는 포스터에 적힌 '괴물은 누구인가?'에 대해 가장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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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를 짧게 요약하면 우리는 누구나 괴물이 될 수 있다. 과거 한때는 선과 악을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해가 지나갈수록 경계가 모호하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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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선의로 누군가를 도왔다고 치자. 이는 그럼 선한 행동인 걸까? 내 입장에서 선이 타인에게도 동일한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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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엄마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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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홀로 아들을 키우는 '사오리'의 시점으로 시작된다. '미나토'의 귀가 찢겨 집에 오거나 사람에게 돼지의 뇌를 이식하면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예감한다. 그러던 중 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는 아들이 걱정되어 찾다 아무도 가지 않는 산속 터널에서 아들을 찾게 되고,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중 아들이 갑작스레 차 문을 열고 뛰어내려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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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초지종을 듣게 된 그녀는 담임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여 학교로 찾아가지만 모두가 똑같이 죄송하다는 말만 되뇔 뿐 이후의 방안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후 아이의 신발이 한 짝만 있거나 흙탕물로 가득 찬 물병에 아이들 사이에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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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계단에서 아이가 떨어졌다는 말에 황급히 학교를 찾아가고 교장실로 가던 중 다른 학생과 있는 담임선생님을 보게 된다. 담임선생님을 데려와 달라고 하지만 외부 출장이라고 말하는 교장선생님의 대답에 그동안 참아왔던 분노가 터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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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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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부임해 담임을 맡게 된 '호리'는 매서운 눈빛으로 무서운 인상을 첫인상을 안겨주지만 누구보다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선생님이다. 그러던 중 반에서 난동을 피우는 '미나토'를 말리다 실수로 코를 쳐서 코피를 내게 된다. 다음날 '미나토'의 어머니가 상담을 요청했다는 말에 있는 사실 그대로 말하려고 하지만 주변 선생님들은 이구동성 "악성 민원을 넣는 부모가 많다. 무조건 잘못했다고 말해라"라며 강요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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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는 '미나토'가 '요리'와 싸우는 모습을 보거나 화장실에서 나오던 '미나토'를 보고 들어가자 감금되어 있는 '요리'를 보게 되고... 다른 한 아이가 '미나토'가 고양이를 죽이는 모습을 봤다 등의 '미나토'가 '요리'를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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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시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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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는 반에서 왕따를 당하는 '요리'가 신경이 쓰여 친구가 되지만 남들 앞에서는 서로 모른척하기로 한다. 그러던 중 아이들이 '요리'를 괴롭히는 모습에 화가 나 난동을 부리게 되는데 '호리'선생님이 이를 말리다 팔꿈치에 맞아 코피가 난다. '요리'와 함께 놀던 중 그가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내 뇌는 돼지의 뇌로 바뀌어 있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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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동성인 '요리'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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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중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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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리 - "미나토가 아빠처럼 훌륭한 어른이 될 때까지 엄마가 힘낼게."

미나토 - "나는 아빠가 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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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나토는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려 버린다. 이성과 결혼해 아이를 낳고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남들에게는 일반적인 것을 자신은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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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에도 몰래 카메라고 말하며 '요리'를 괴롭히는 아이들과 이를 보지 못하는 선생님들과 말리지 않는 아이들 속에서 자신도 결국엔 방관자라는 것과 자신도 이 세상에 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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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OO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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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먼저 풀어보았는데 처음에 말했던 '우리는 누구에게나 괴물이 될 수 있다'라는 말이 이제는 와닿을 거예요. 아이를 위해 민원을 넣은 '사오리', 선임들이 시키는 대로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 했던 '호리', '요리'가 가정폭력을 당하며 들었던 말을 '호리'가 자신에게 말했다며 거짓말을 한 '미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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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관점에서 보는지에 따라 선한 행동도 악한 행동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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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단 한 명의 개인을 괴물이라고 칭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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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묵인하는 사회에서의 행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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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크게 만들지 않으려 죄송하다는 말만 하라고 했던 학교와 누군가를 놀래키고 몰래카메라라고 말하는 티비 프로그램 등 사회가 종용하는 것들이 잘못된 일이지만 누구나 해도 되는 것처럼 감각을 무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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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거짓말로 선생님이 피해 입는 것을 깨달은 '미나토'는 교장선생님에게 거짓말을 했음을 이야기하지만 '미나토'에게 "나쁘지 않다."라고 말한다. '미나토'의 거짓말로 '호리'선생님은 사회에서 악인으로 낙인찍혔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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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는다면 연예인 논란이 있다. 누군가가 제기한 의혹에 사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물고 뜯기 바쁘고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이를 사과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자극적인 기사를 쓴 언론이나 악의적인 덧글을 쓴 사람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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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묵인하는 사회에서의 행복은 동조자가 되거나 방관자가 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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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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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는 3가지의 연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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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 선생님은 유흥업소에 다니더라.", "사실은 교장선생님이 손녀를 죽였다더라.", "여기에 있던 고양이는 미나토가 죽였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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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다는 의미를 가진 속담이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원인이 없어도 연기는 날 수 있다. 시기 어린 질투 혹은 그냥 재미로 연기가 날 수 있지만 누군가는 이 연기에 숨이 조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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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님의 이번 작품은 누구나 입장의 차이에 따라서 악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소문으로 누군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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