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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곰 엄마 Oct 12. 2023

회의 시간에 인상 좀 쓰지마!!

나도 인상 쓰기 싫다!!!!

월요일 출근 후 9시 땡 하면 주간 회의를 시작한다. 

전주에 있었던 일들과 금주에 해야 할 일들을 각 부서별로 보고 한다.     


다들 알다시피 회의를 좋아하는 직원들은 없을 것이다. 이젠 나도 그 회의 시간이 그다지 즐겁지 않다...

예전에는 월요일에 출근하는 것이 크게 부담스럽거나 월요병을 말할 만큼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기에 회의 시간이 그리 힘들거나 부담스럽지 않았다..     


근데 몇 명이서 하던 회의가 인원이 더 늘고 해야 할 일들이 더 가중됨에 있어서 보고 할 것도 할 일도 늘어나면서 업무에 부담이 생겨서인지 즐겁지도 않고 피곤하기만 하다.

거기에 사장님은 이젠 정말 사장님 같아져서 직원들을 바라보는 따뜻했던 눈빛이 예전과는 다르게 우리의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눈빛으로 바뀌어서 좀 부담스러워졌다.


그리고 매번 자재를 살 때나 비품을 살 때나 비싸다며 꼭 한 마디씩 하는 사장님의 말씀은 직원들의 사기를 조금 떨어뜨렸다. 요즘 물가를 십 년 전에 샀던 물가와 비교를 하면 어쩌란 건가...

그렇다고 나 포함 구매직원은 어디 더 싼 곳이 없는지 인터넷을 몇 날 며칠을 뒤져서 비교 견적을 받고 난 후 보고를 하는 건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기운이 빠진다.     

그리고 설치한 것이 맘에 안 들면 나한테 직접 말하면 좋은데 뒤에서 맘에 안 드는 내색을 하며 말씀하신 걸 전해 들으면 그것도 감정이 상한다.     


조그만 중소기업 다니는 분들은 알 것이다. 사장님들은 본인한테 쓰는 돈은 금액 생각 안 하고 쓰는데 직원들한테는 야박하게 구신다. 우리 사장님도 처음엔 안 그러셨는데, 연차가 올라가시니까 정말 사장님 같은 마인드가 생기셨다.     

사무실 하나를 더 만드는데 얼마나 시간과 공을 들여야 했는지 본인은 모르시겠지... 창고를 비우고 그 안을 채우고 만들고... 이런 노력이 전부 들어갔는데, 어디서 뚝딱하고 떨어진 것처럼 생각하면서 말씀하시는데  과연 웃는 모습이 나왔을까? 

거기다 잡일을 밑에 여직원은 안 시키고 나한테만 말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해야 하는데 난 직급만 있을 뿐이지 잡부와 다를게 뭐가 있나? 여직원은 자기한테 안 시켰으니까 자기 일이 아닌 걸로 알고 시키면 인상 쓰는데 내가 바보가 아닌 이상 헤헤 웃으면서 다니겠는가 말이다.     


암튼 회의를 끝나고 사장님이 물으신다...

 ‘주말마다 집에 무슨 일이 있어? 월요일마다 인상이 안 좋고 퉁명스러워서 직원들이 눈치 보는 것 같다...’ 

난 표정 없이 그런 일 없다고 말한 후, 뒤돌아서면서 속으로 말한다..

‘ 사장님 때문에 웃을 일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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