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을 주저하는 이들에게
현명: 지혜롭고 사리에 밝음
거절: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치다
위에서 보듯 현명이라는 단어는 긍정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거절은 부정적인 단어임을 알 수 있다. 긍정과 부정이 함께 쓰일 수 있는 단어가 있을까? 어쩌면 말 그대로 역설과 풍자의 언어유희 아닐까? 부정을 긍정적으로 승화하려는 우리네들의 희망이 담긴 언어 전달법일까?
아름다운 이별
영광의 상처
행복의 고통
현실주의자의 냉소적인 시선에서는 이별은 이별이고, 상처는 상처이며, 고통은 고통이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위로하기 위한 포장을 해대고 있다. 현명한 거절이란 단지 남의 기분을 조금 덜 나쁘게 거절하는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싫어!"라고 단번에 말하는 것보다는 좀 더 우회적으로 상대방에게 거절의 이유를 설명한다고나 할까? 그 거절법이 나에겐 현명할 수 있지만 상대방에게까지 현명할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어떤 아름다운 말로 미화하여도 거절은 그냥 거절일 뿐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경험하다 보니 돈도 빌리는 사람만 계속 빌리고, 부탁도 하는 사람만 더 많이 부탁한다. 과연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런 사람들과 계속해서 소모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가? 가끔은 과감한 거절법이 필요하다. 분위기가 서먹해질 수도 있고, 관계가 소원해질 수도 있지만 서로 간의 경계를 명확히 해두면 추후에는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썩지 않아도 된다.
과감한 거절을 하기 힘든 필연적인 관계라면 그냥 평소 하던 대로 상대방의 부탁을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변화를 원한다면 움직여야 할 사람은 상대방이 아닌 당신 자신임을 인지하자.
현명한 거절이란 없다. 거절은 거절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