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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목 Aug 20. 2024

잘 사랑하는 방법 - 2

상대방을 내 삶의 중심으로 초대하자

자기애를 깨달으라는 오묘한 말로 1편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읽지 않으신 분이 있다면 먼저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https://brunch.co.kr/@sumok/109)


1편의 요지는 '내가 가장 많이 사랑하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라는 것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이 사실을 절대 인정할 수 없겠지만 이 명제는 여러 측면에서 사실이며, 본질이기도 합니다. 잘 사랑하기 전에 이 사실을 깨달아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그간 당신이 해온 사랑이 모두 자기애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그 방향을 틀어 드디어 상대방을 사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정의하기 나름이 아닙니다. 사랑은 분명해요. 사랑은 방향이 정해져 있고 우리가 상대방을 사랑한다라고 함은 그 방향이 상대방을 향해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사랑은 '상대방을 위한 감정'이라 이 말입니다.


사랑은 상대방을 위한 감정입니다. 생명체는 본질적으로 이기적(자기애적)이라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을 위하기란 사실 쉽지 않습니다. 상대방을 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을 내다 버려야 하거든요. 당신은 상대방을 위한 답시고 꽃다발을 선물하는 것에서 사랑의 어떤 아름다움을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꽃다발을 든 당신이 느끼는 그 설렘은 당신을 위한 감정입니다. 꽃다발을 받아 든 상대방의 빛나는 미소를 보고 느끼는 벅찬 감정도 당신을 위한 감정입니다. '아오, 돈 아까워 죽겠네. 이 돈이면 치킨이 몇 마리냐. 그래도 내가 널 위해서 이런 것도 해본다!' 웃기는 이야기이지만 이런 마음으로 꽃다발을 선물하는 것이야 말로 사랑입니다.


자기애를 인식하고 내 삶의 중심에서 나 자신을 몰아내고 그곳으로 상대방을 초대해 보세요.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이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어쩌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사랑을 실천한 역사적인 인물로 '예수'를 꼽습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지탄받으며 십자가에 못 박힐 때에도 '다 이루었다'라고 한 사람입니다. 원수도 사랑하라고 한 사람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예수님의 방식을 따라 한다고 그것이 온전할 리 없겠지만 그래도 실천해 볼 만합니다. 그것이 잘못된 방식으로 사랑을 지속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긍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을 내 삶의 중심으로 초대하는 것! 이거 참 골 때리게 어렵습니다. 충격적인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만날 술만 퍼먹고, 아내를 두들겨 패는 남편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을 당신은 사랑할 수 있나요? 이런 사람을 당신의 삶 한가운데로 초대할 수 있느냐는 말입니다. 제 말에 동의할 수 없겠지만 아내가 두들겨 맞는 것은 그럴만하기 때문입니다. 아내에게 어떤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아내가 두들겨 맞은 이유는 남편과 맞서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술만 퍼먹는 남편에게 기가 막힌 안주를 내오고, 삶에 불만이 가득해 불평만 일삼는 남편의 말에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었다면 아내는 두들겨 맞지 않았을 겁니다. 어쩌면 그 반대로 남편이 정신 차리고 삶을 개선해 나갈지도 모르겠습니다. 극단적인 예시를 들었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하는 것'은 보통 자기애적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바라기에 '하지 않는 것'은 그야말로 상대방을 위한 것입니다. 멋진 말로 써보려고 했는데 오히려 더 헷갈리게 한 것 같아 미안하군요. 쉽게 이야기하면 상대방이 하지 말라는 것이 있다면 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간 하던 것을 하지 않는 것, 이것이야 말로 나를 지우고 거기에 상대방을 놓는 고결한 사랑입니다. ~하지 말라는 파트너의 잔소리에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라는 반발감이 듭니까? 그럼 당신은 사랑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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