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곧 만나요.
오늘 아내가 한국에 오기 전 키웠던 강아지 두 마리가 교통사고로 죽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Aquilles(아킬리스)와 Argus(아르고스)라는 이름을 가진 이 영혼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자기 자식처럼 키웠다면 제 자식이기도 하기에 이 영혼들을 기리며 몇 자 적습니다.
아내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나는 인간보다 개를 더 사랑한다.'
저는 아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말의 면면을 다 알고 있습니다. 개는 위대한 동물입니다. 하나님은 천국에 들어가려면 어린아이와 같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분별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개와 어린아이는 비슷합니다. 개는 천국으로 향하는 직행 티켓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아내는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 천사를 가장 많이 닮은 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했습니다.
Aquilles와 Argus는 아내가 삶의 힘든 시기를 보낼 때 그녀의 곁을 지켰던 전사들이었습니다. 이들이 아내를 살린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아내와 저는 내년 2월에 브라질 여행을 계획 중이고 아내는 이들을 다시 만날 생각에 참으로 행복했을 겁니다. 아내는 노견인 이들에게 허용된 삶의 시간이 많지 않음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저 평화로운 마지막을 바랐습니다. 이런 안녕이 그녀에겐 너무 힘들어 보입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그녀의 곁을 지키는 저 또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결코 실수하시는 분이 아님을 압니다. 인간의 시선에서는 틀림없이 비극적인 일이지만, 하나님은 큰 일을 하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Aquilles와 Argus는 지금 천국에 있습니다. 인간으로서 충분히 슬퍼하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금방 추스르고 다시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