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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목 Feb 28. 2024

강아지 관련 책에서 인생(人生)의 지혜를 발견하다.

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 / 권기진



지난달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하면서 반려견에 대한 지식이 필요했다. 진돗개, 진도 믹스견과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섭렵하고 이제는 책을 읽어볼 심산으로 밀리의 서재를 열었다. 이 책『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는 그렇게 나와 인연이 되었다.


이 책은 강아지를 반려함에 있어서 우리가 모르고 지나칠 만한 놀라운 정보들을 제공한다. 강아지를 키울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 번쯤은 반드시 읽어보길 권한다.


대부분의 견주들이 잘못된 방식으로 반려견을 사랑하고 있다. 견주들은 단순히 개를 '예뻐해 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지만 반려견들은 그것을 '사랑'으로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자기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관계하면서 그것이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산다. 사랑은 간단한 것이다. 상대방이 '내가 사랑받고 있구나.'하고 느꼈을 때 그것이 올바른 사랑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반려견이 사랑이라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사랑해야 한다. 우리 방식으로 그들을 욕망하면 그것은 '반려'가 아니라 '사육'이 된다.


하지만, 인간이 생각하고 추측하고 정의한 관념이 개의 입장과 생각과는 전혀 다른 착오였다면 개와 반려한 게 아니라, 개를 사육해 온 것이 됩니다. '사육'은 동물 본연의 생각과 감정을 중요히 여기지 않고 사람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고, '반려'는 동물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공유해 나가는 것입니다.
 
『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


문제견들은 사실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늘 견주에게 있다. 들개의 무리는 평화롭다. 그저 자유롭게 순리에 좇아 삶을 영위해 가기 때문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관계하는 반려견들에게만 문제가 있다. 분리불안을 느끼고, 주인을 물고, 미친 듯이 짖는 개 들판에 없다. 집에만 있을 뿐이다.


이런 행동들은 사람과 살아가지 않는 개들에게서 나타나지 않습니다. 개들이 인간 사회에 들어와 겪게 되는 부자연스러운 삶, 정신적인 자유가 박탈당한 삶, 다른 개들과 끊임없는 심리적 경쟁, 산책이라는 이름으로 낯선 무리의 영역을 탐색해야 하는 불안한 삶이 그들의 정신을 온전히 버티지 못하게 괴롭히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행동입니다.

『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


한 학생이 떠올랐다. 처음 학원에 들어왔을 때 나를 잘 따랐던 아이이다. 성실한 아이였고, 잘 웃는 귀여운 아이였다. 나와 적잖이 잘 맞아 영어 실력은 꾸준히 좋아졌다. 최근에는 사춘기에 접어들었는지 태도가 조금 바뀌어서 이 학생을 혼내는 일이 많아졌다. 요즘 나의 감정선도 그리 곱지는 않은 상태라 필요 이상으로 역정을 낼 때도 있었다. 늘 싱글벙글 웃던 귀여운 녀석이 수업 시간에 지나치게 주눅 들어 있다는 사실을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나의 짜증을 받아칠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이 녀석은 그저 이 모든 부정적인 피드백을 감내했던 것이다. 다 내 잘못이었다. 내가 이 학생을 이렇게 만든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지 못하고 나의 입장만 들어댔던 것이다. 무척이나 후회스러웠다. 이 학생의 태도를 바꾸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태도를 개선하고, 바뀐 마음가짐으로 이 학생을 대하니 이 학생은 다시금 귀여운 웃음을 되찾고 학습 태도도 개선되었다.


모든 것이 관계이다. 형과 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관계함이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노인들과 살아가는 반려견들이 문제를 가진 경우는 거의 없다. 노인들은 유난 떨지 않고 은은한 사랑으로 관계하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쓰다듬거나, 갑작스럽고 빠른 일상 동작 등으로 개의 시공간에 뛰어드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그대로 두면 알아서 섭리를 따라간다. 그것이 스스로 그러함, 바로 자연(自然)이다.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상대방을 탓하지 말자.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태도는 다름 아닌 '나'의 것이다. 나의 눈과 태도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모든 것은 반드시 인과율을 따른다. 내가 뱉은 말과 행동은 원인이 되어 반드시 어떤 결과를 만든다. 원인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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