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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물과마당이있는집 Oct 26. 2024

귀주와 플리마켓

__ 소중한 마켓 체험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귀주예요. 어제는 하늘이 맑고 바람도 신선한 날이었어요. 제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플리마켓 행사가 있었답니다. 선생님은 매트 위에 앉아 있는 우리들에게 자기가 파는 물건들을 홍보하기 위해  소리를 크게 지르며 물건을 판매해 보라고 지시하셨어요. 잠시 후에 친구들이 'ㅇㅇ 사세요! ㅇㅇ 사세요!'라고 소리를 지르는 걸 보고 저도 따라서 소리를 질렀어요. 무척 재미있었어요.


재윤이는 제가 200원에 내놓은 하늘색 비행기가 마음에 들었나 봐요. 한참을 고민하다가 지갑을 열어 구입을 했어요. 공룡, 카 캐리어도 금세 팔렸어요. 딱풀 두 개도 친구가 사갔어요. 팔릴 때 받는 동전은 갈색 플라스틱 원통에 집어넣을 때마다 짤그랑 소리를 내며 떨어졌어요. 그 소리에 제 기분이 좋아졌고요.


제가 아끼는 앤서니 브라운의 책 <<엄청나게 커다란 소원>>(2022)을 500원에 내놓았는데요, 친구들이 끝내 구입을 하지 않아서 저는 많이 속상했어요. 왜 사가지 않았을까요? 책 크기가 커서 부담스러웠을까요? 엄마는 그 책이 가장 귀한 선물이었다고 하셨어요. 기부했으니 다른 친구들이 재미있게 읽을 거라고 덧붙이셨지요.


플리마켓을 하고 제일 아쉬웠던 점은 제가 연 가게가 길 끝부분에 있어서 친구들이 많이 오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그런 저에게 엄마는 그래도 물건이 거의 다 팔렸다면 잘했고 파느라 애썼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제 기분이 조금 나아졌지요.


아침에 지갑 속에 100원짜리 스무 개를 챙겨 왔는데요, 저는 무지개 스프링, 해피베어 저금통, 장난감 유클렐레를 사 왔어요. 엄마는 제가 어떤 물건을 사 올지가 무척 궁금하셨대요. 제가 골라서 사온 물건들을 보시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만족해하셔서 저도 기분이 엄청 좋았어요.


제가 직접 물건을 팔고 사는 경험을 해보는 특별한 날이었어요. 날씨도 화창해서 좋았고 친구들과 웃고 장난치며 마켓 데이를 즐겁게 보낸 하루였답니다. 또 플리마켓 데이가 오면  그때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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