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글이 종잣돈 만들기

Jan 24. 2025

2000년 초반 군 생활을 막 시작하는 사관후보생(장교 양성 과정)에게 군사교육 중 교관(중령)은 파릇파릇한 젊은이들에게 삶에 무게가 되는 잔소리를 속사포처럼 퍼부었다.

“너희 세대는 무조건 맞벌이 시대다. 외벌이로는 절대 살아남을 수가 없다. 맞벌이할 수 있는 여자를 무조건 만나라. 그리고 같이 관리하며 둘이 쫙쫙 끌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다. 그렇게 하려면 너희 들이 능력이 있어야 한다. 능력이~!!!”

라고 잔소리 하며 끝에 졸고 있는 사관후보생을 보며 소리쳤다.

“어이 뒤에 자는 후보생~ 저 놈 좀 깨워라~!”

적전술 군사교육 중 짬짬이 후배 예비 장교들에게 세상 이야기를 했다. 어찌 보면 누구보다 세상과 담을 쌓고 살 선배 군인 같았지만, 지금 보면 누구보다 혜안이 있었다. 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정신 못 차리고 꿀 잠만 잔다. 매일 고된 훈련 때문인지 앉으면 졸렸다. 잔소리보다 더 단 것은 단잠이었는지 모른다.

교관의 말처럼 결혼의 장점(?)은 쌍글이다. 그런데 네 돈, 내 돈 하며 딴 주머니 차면 배가 산으로 간다. 시너지 효과는 이론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시너지 넘치는 배우자를 잘 만나야 잘 나갈 수 있다. 앞으로 죽~죽~~~! 그런데 그렇지 못하면 뻔히 갈 곳도 제대로 못 간다.

어느 날 싱글이와 쌍글이가 살았다. 똑같이 59 제곱 아파트를 샀다면 누가 더 대출을 빨리 갚을 수 있을까? 단연 쌍글이다. 그런데 서로 동상이몽 하면 혼자만도 못한다. 대출 갚는 것이 재테크의 1순위다. 그리고 젤 쉽다. 왜냐? 고민할 필요 없이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서로 합심하여 빡세게 대출부터 갚자. 그리고 얼른 다지고 다른 곳 투자 가아죠? 역시 돈은 굴리는 맛이다.

우리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결혼으로 가정을 세운다. 결혼의 장점은 쌍글이다. 네 돈, 내 돈하며 딴 주머니 차면 배가 산으로 간다. 쉽게 갈 곳도 제대로 못 간다. 만약 싱글샘(외벌이 or 미혼)과 쌍글샘(맞벌이 부부)이 똑같은 84제곱미터 아파트를 샀다면 누가 더 빨리 대출을 갚을 수 있을까? 단연 부부교사 쌍글이 샘이다. 절대적 수입이 많기 때문이다. 쌍글샘은 맞벌이 장점을 실천했기에 대출을 빨리 갚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맞벌이가 서로 동상이몽 하면 혼자 만도 못 한다. 네 돈 내 돈 딴 주머니 차면 배가 산으로 간다. 뻔히 갈 곳도 제대로 못 간다.

대출 갚는 것이 재테크의 1순위다. 그리고 제일 쉽다. 서로 합심하여 빡세게 대출부터 갚자.

그리고 얼른 다지고 다른 곳 투자가아죠? 돈은 굴리는 맛이다. 무념, 무상의 맹목적 대출 상환이 재테크 1순위임을 잊지 말자.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젤 쉽다. 그냥 무조건 갚아 보자. 그리고 얼른 다지고 다른 곳 투자해야 하지 않겠나? 돈은 역시 굴리는 맛이다.

결혼은 장점은 앞서 말했듯 절대적 수입이다. 두 사람 몫의 수입이지만, 이 시너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다. 서로 자신의 자산과 수입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목표를 공유해야 함께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두 사람의 재정 목표가 종잣돈 모으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야 한다.

그런데 상대 배우자의 절대적 수입은 차선의 문제이다.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이놈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어빌리티! 즉, 능력의 유무이다. 운전 못하는 사람에게 스포츠카를 주는 것과 똑같다. 능력이 없으면 멋지게 달리기보다 사고 위험만 커져 삶이 위태로워진다.

그래서 결혼할 배우자의 경제적 관념도 결혼 조건에 반드시 필요하다. 어찌 보면 커다란 스펙과 풍겨 나오는 외모보다 중요한 것은 내면의 경제력과 내공의 가능성을 보아야 하지 않을까? 절대적인 강력한 힘은 외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이다. 미국의 소설가 데이비드 미첼은 “권력, 시간, 중력, 사랑 등 정말 강력한 힘은 모두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강하다.

수 십 년 전 교관의 말처럼 지금 시대는 맞벌이가 아니면 살아남기 어렵다. 두 배로 벌어야 경제적 자립 시계가 빨라진다. 그런데 주변을 보면 맞벌이의 장점을 잘 활용 못하는 부부교사가 참 많다. 각자의 생각과 주관이 강하고 결혼 전부터 해왔던 자기 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지키다 보니 한 지붕 아래 있지만 다른 경제활동을 한다. 딴생각과 딴 주머니 차고 따로국밥은 똑바로 가지 못 한다. 그래서 합심하자. 그리고 두 사람의 힘으로 쭉쭉 긁어모아 보자.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