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솔레일 힐링 Jun 22. 2023

안녕, 친애하는 나의 코끼리여

눈을 떴을 때, 하얀 안개가 걷히기 시작하면서,

안갯속에서 파란 눈을 가진 너는 천천히 나에게 다가온다. 머리에는 반짝거리는 별들이 장식되어 있다.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는 너는 내게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그저 가만히 옆에 서 있을 뿐이다.


"안녕! 오랜만이야. 오랫동안 널 잊었어.

그동안 사는 것이 바빴거든. 오래 기다렸니?"


파란 눈동자가 나의 말에 눈물을 그렁일뿐 대답이 없다.


"14년 전 널 본 적이 있어. 그때, 나는 너무 힘들어서

생을 마감하려 했었거든. 그때 네가 옆에 있었어.

몹시 슬퍼했어."


나의 친애하는 하얀 코끼리는 그제야 말을 하기 시작한다.

그의 음성은 낮고 굵었으며,

말을 할 때마다 따스한 진동을 내게 전해준다.


"나는 너를 지켜주려 이곳에 왔는데, 너를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어. 이제는 행복해 보이는구나."


"응. 나는 지금 행복해. 많이 건강해.

이제 나를 미워하지 않아.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도 않아.

이제는 나를 사랑해."


나의 대답에 파란 눈동자는 커다란 귀를 펄럭인다.


"그런데 우리가 왜 다시 만나게 된 거야?"  내가 물었다.


"나는 네 곁에 늘 있었어.

단지 네게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아.

네가 지구에서 해내야 할 소명을 이뤄나가는데,

그 소명에 가까워질수록 내 모습이 명확하게 보일 거야.

지금 너는 네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그래서 내가 더 명료하게 보이는 거야.

우리는 항상 멋진 한 팀이었어.

나에게는 꺼지지 않는 열정,

어떠한 일에도 쓰러지지 않는 강인함,

그리고 Mother Gaia와의 연결감이 깊어.

네가 하고자 하는 일에 나는 늘 연결되어 있어."


나의 친애하는 하얀 코끼리는

파란 눈을 끔뻑거리며, 대답한다.


"고마워. 내 옆에서 늘 지켜줘서.

나는 이제 너를 느낄 수 있고, 너를 만질 수 있어.

고마워 나의 코끼리"




이전 10화 맑고 순수한 존재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