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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Tulip Jul 27. 2022

전세에 대기업 다니는 김대리 이야기 #29.

김대리 하대리 2편.

“뭐야, 그것 때문에 이런 자리 마련한 거야? 하하. 걱정 마. 아무에게도 말 안 했어. 여전히 가지고 있는 거지? 엄청난 부자 됐겠구먼. 아이고 배 아퍼라~ 일식 한 번으론 안 되겠어. 내 입단속하려면. 농담이야. 그나저나 김대리 신랑 대단하다. 어떻게 아무도 쳐다보지 않을 때 비트코인 모을 생각을 다했대? 언제 팔 예정이야?”


하대리의 쿨한 반응에 오히려 놀란 건 김대리였다. 당연히 김대리가 비트코인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고 아무렇지도 않게 저렇게 얘기할 수 있다니. 하대리님이 다시 보였다. 물론 정확한 수익을 몰라서 저런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감사해요. 하대리님. 전 비트코인으로 우리가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남들은 아파트를 한 채 두 채 사고 있는데 신랑이 엉뚱하게 비트코인 모으고 있다고 해서 그걸로 몇 번 싸우다가 제가 포기했었거든요. 사람일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이번 생에 내 집 마련은 힘들겠다 싶어서 아이도 포기했는데… 그냥 분기별로 해외여행이나 다니면서 마음 편하게 전세 살고 있었어요.


“다 김대리 복이야. 나야 배가 너무 아프지만 그동안 배우자조차 반대하던 투자를 감행한 김대리 신랑도 대단하고… 그렇게 묵묵히 투자한 사람이 수익 보는 건 당연한 거고… 그건 내 몫이 아닌 거지. 다시 돌아가도 난 그 시기에 김대리 신랑처럼 비트코인 투자를 용감하게 못했을 거야. 많이 배웠어.”


김대리는 하대리의 얘기를 들으면서 속으로 놀랐다. 원래도 좋은 분인 건 알았지만 이렇게 속 깊은 분일 줄이야. 하대리의 얘기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김대리. 나도 고백할까? 그때 김대리 말을 듣고 정신이 바짝 들더라고. 김대리야 코인 투자를 안 해봐서 배우자가 그러는 게 답답하게 느껴졌겠지만 나는 몇 년 전 코인 광풍일 때 투자한 경험이 있어. 그리고 가지고 있던 코인이 급락해서 돈이 좀 오랜 기간 묶여 있었고. 그날 김대리 말을 듣고 아차 싶어서 나도 코인 좀 들어갔어. 고마워.”


미소 지으며 하대리가 얘기한다. 


“네? 진짜로요? 하대리님 대단하세요!”


“아니야. 아쉽게도 김대리 신랑처럼 조금씩 적립식으로 들어간 게 아니라서 평단은 좀 높아. 그래도 더 늦기 전에 들어갈 수 있었어. 물론 투입된 금액도 적어. 하지만 덕분에 재미 좀 봤어. 그러니 걱정 마. 아무에게도 말 안 해. 그나저나 건물 한 채 정도는 살만큼 수익은 난 거야?”


“에이, 설마요. 근데 큰 수익은 났어요. 아직 실현 전이지만요. 하대리님께만 말씀드리자면 목표액 도달하면 매도하기로 했는데 그럼 우리 실거주 아파트 한 채 정도는 살 수 있을 거 같아요. “


“진짜? 대박! 아… 어쩌지? 아무래도 배 아픈데. 어디 가서 소리쳐야겠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김대리는 하대리님이 이렇게 투자에 대해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인지 몰랐다. 마인드가 좋은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한다. 


“아, 하대리님. 너무 다행이에요. 하대리님도 코인 투자를 하고 있으셔서. 전 이걸 어떻게 얘기해야 하나 어제 종일 고민했어요. “


코인 부자 많은데 뭘. 물론 내 주변엔 없지만 말이야. 어쨌든 축하해. 마음을 곱게 써야 이런 복도 오더라고. 지키는 게 더 힘든 거 알지? 쉽게 벌었다고 쉽게 쓰지 말고. 아…이런 말 하면 꼰대인가? 김대리 신랑이 알아서 잘할 텐데 말이지. 참, 그 돈으로 실거주 아파트 산다고 했지. 똑똑하네, 똑똑해. 내가 배울게 많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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