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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언서 Jun 05. 2024

이슬의 소중함

아침 이슬 한 방울도 농부에게는 큰 덕이 된다.

 이슬은 물방울이다.

 공기 중의 수증기가 기온이 내려가거나 찬 물체에 부딪힐 때 엉겨 생긴 물방울이 서늘한 밤이나 아침에 풀이나 농작물 잎에 맺히는 것을 이슬이라고 한다. 요즘 5 ~ 6월 아침 이슬은 식물에 기적 같은 물을 공급해 주는 생명수이기도 하다. 특히 농작물 씨앗이나 모종을 심고 나면 싹이 트거나 뿌리를 잡기 전까지 한낮에는 햇볕에 시들해졌다가 밤사이 이슬을 머금고 아침에 생생하게 살아난다. 참으로 신비한 조화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가을철 이슬은 다르다.

 가을철 수확기 아침이슬은 농작업을 지연시키는 불편한 천덕꾸러기다. 이슬방울 때문에 수분이 말라야 농작업을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하루 해가 짧은 가을철 이슬은 농부들에게 달갑지 않은 존재로 취급된다. 물론 땅의 생명에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수분을 공급하여 봄부터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어 풍성한 수확이 있기까지 이슬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이슬은 작은 알갱이가 모여 물방울이 만들어진다.

 한낮 뜨거운 태양이 모든 것을 말려버릴 것 같은 기세라도 저녁이 되면 수그러들게 마련이다. 그러다 밤이 되면 기온의 변화에 따른 미세한 수증기 알갱이들이 모이고 모여 물방울이 되고 한 모금의 물이 되어 잎에서 줄기를 타고 뿌리로 내려오는 것이다. 이런 자연의 이치는 대지의 잡초도 농지의 곡식도 공평하게 나누어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생명수를 공급해 준다.

 그러다 연중 간헐적으로 비가 내린다.

 비는 이슬에 견줄 수 없을 만큼의 수분을 공급해 주기도 하고 어느 때는 너무 넘쳐서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일들은 장마철이나 이상기후에 의한 폭우 또는 집중호우라고 말하지만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이치인 것이다. 자연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의해 밤과 낮 그리고 계절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오늘 아침에도 이슬을 스치며 옷이 젖었다.

 아침 출근길에 모내기를 마친 논에 물은 잘 들어가는지 물이 새는 곳은 없는지, 고추 등 작물을 심은 밭은 한 낯 뜨거운 햇볕에 말라죽은 것은 없는지 한 바퀴 둘러보고 사무실로 간다. 그러다 보니 장화를 신고 다녀도 풀이 커서 한 30여분 다니다 보면 이슬 때문에 바지가 축축해진다. 지난번 주말에 비가 내려 수분이 많아진 탓에 이슬방울이 더 커진 모양이다. 비가 내리고 나면 햇볕이 더 뜨거워지게 마련인데 이슬을 먹어가며 잘 버텨주고 있어 다행이다. 

 이슬은 물방울이고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물은 하늘에서 떨어지기도 하지만 땅에서도 나온다. 

 도시가 만들어지거나 사람이 살아갈 터전을 마련하는데 가장 우선시하는 것이 바로 물이다. 물이 없으면 사람은 물론 동․식물도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 인공 수로를 만들기도 한다. 일상적으로 보면 이슬, 비, 하천, 저수지, 바다도 다 물이다. 물론 바닷물은 염분이 많아 식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없지만 바닷물은 열 함유량이 아주 높기 때문에 수온이 약간 높거나 낮아질 때 대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한다.

 물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렇듯 작은 이슬 한 방울이지만 땅에 스며들어 내 먹거리 작물 고추와 오이, 토마토, 가지, 참외, 옥수수 모종이 살아갈 수분을 공급받을 수 있어 감사한다.

 나는 내일 또 이슬에 옷이 축축해질지언정 고맙고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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