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과 명분이 일치하는 기획
모든 기업의 서비스에는 목적과 명분이 명확해야 한다 생각한다. 고객(사용자)에게 행위를 유도할 때 납득이 되어야지만 유저는 기업의 서비스에 반응을 한다.
현재 국내의 중고거래 서비스는 당근마켓(*1518만), 번개장터(*304만), 중고나라(*64만(app)), 헬로마켓(*120만) 크게 4가지가 대표적으로 있다. 이 중 중고나라는 다른 서비스에 비해 가장 낮은 만족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여러 만족도 항목 중 안정성(안전한 결제, 개인정보 보호 등)은 3.24점으로 역시 가장 낮은 만족도를 차지하고 있다. 중고거래 서비스 특성상 서비스는 중개자일 뿐 실제 거래는 개인과 개인의 거래(C2C)이기 때문에 서비스 자체에 대한 신뢰도 역시 중요하지만, 다른 사용자에 대한 신뢰도 역시 서비스 이용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2022. 중고거래플랫폼 소비자문제 실태조사에 따른 MAU
또한 중고거래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개선점으로 꼽은 부분이 안전결제 시스템 보완 등 안정성 확보(30.0%), 불량판매자 페널티 제공 등 이용자 필터링(28.7%)이었다. 즉 기업이 직접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닌 개인 간 거래 플랫폼인 만큼 다른 사용자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안정성 확보)이 중고거래 플랫폼이 가장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6월 16일 네이버의 중고나라 app(이하 중고나라)에서 회원 등급 개편을 하였다. 사용자의 다양한 행동을 기반으로 신뢰지수를 계산하여 점수를 부여하는 시스템이다. 마이페이지에서 프로필로 들어가면 신뢰지수 점수와 활동 배지가 나오게 된다. 점수와 함께 단계별로 구간을 나눴으며, 점수를 높이기 위한 방식을 안내해 준다. 11가지의 항목이 존재하며 각 항목들을 완료하면 신뢰지수를 올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사용자로 하여금 의문이 드는 몇몇 항목들이 있다.
중고나라 앱의 신뢰지수를 올리기 위한 항목은 다음과 같다.
계좌등록, 이메일 정보 등록, 우리 동네 설정은 개인 정보를 담고 있어 개인 간 거래에 있어 등록이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신뢰도에 영향이 가겠지만, 그 외의 것들은 신뢰도와는 관련 있다 보기 어렵다.
당근마켓과 가장 큰 차이는 상대방에 대해 평가할 수 있는 점수의 주체가 다르다는 점이다.
당근마켓은 상대방의 평가로 인해 점수가 올라가게 된다.
중고나라는 자신의 앱 서비스 기능 사용으로 인해 점수가 올라가게 된다.
당근마켓의 경우 여러 거래 내역을 통해 거래 상대방이 직접 체크하는 부분으로 점수가 올라간다. 즉 그 사람과의 거래 후기를 통해 그 사람의 점수를 확인할 수 있고, 해당 인원이 아닌 불특정 다수에 의해 생성된 리뷰와 같은 점수로 점수에 대한 신뢰도가 생긴다.
하지만 개인이 직접 그것도 개인 정보와 전혀 상관이 없는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생기는 신뢰도라는 점수는 신뢰도 자체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된다. 즉 실효성이 없어지게 된다.
신뢰는 다른 무언가를 믿는 행위다. 좋은 회사의 주식은 앞으로 오를 거라 신뢰하며, 미슐랭 가이드에 기재된 음식점은 맛있을 거라 사람들이 신뢰를 한다. 이처럼 신뢰라는 단어를 사용자의 회원 등급에 넣은 이유는 개인 간 거래 서비스의 단점을 해소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또한 어떤 분야의 전문가 혹은 다수의 의견이 개인의 의견에 비해 보편적으로 신뢰도가 더해지게 된다.
물론 저 항목들은 사용자의 앱 사용시간이나, MAU에 있어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이는 서비스 측면이지, 신뢰도를 올린다는 목적에 맞는 방식이 아니다. 차라리 신용도가 아닌 배지 기능을 활용하여 개인의 수집욕구를 만족시키는 요소로서 사용을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그래야 진짜 신뢰를 할 수 있는 항목만으로 신뢰 점수를 올리게 되며, 그 목적을 다할 수 있다 생각한다. 행위에 대한 명분이 있어야 신뢰도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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