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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XUI디자이너 데이지 Aug 02. 2024

[UXUI] 숏폼 컨텐츠와 올바른 UX

사용자를 중독에 이르게 하는 UX는 옳은걸까

딱 한시간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단순한 유흥과 도파민을 자극하는 재미에 무의미하게 빠져들고 있습니다. ‘한 시간만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자야지’라고 다짐하지만, 이내 SNS를 둘러보고 숏폼 영상을 시청하다 보면 30분, 1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결국 늦잠을 자게 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UX의 본질과 실무의 괴리

사용자 경험(UX)은 사용자가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실무에서 제공되는 UX는 종종 사용자 경험보다 공급자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서비스가 지속되려면 공급자의 이익이 필수적이며, 그 안에서 사용자의 경험을 최대한 개선해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용자 경험을 희생하고 극단적으로 공급자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사용자들은 불편함을 느끼고 결국 서비스를 외면할 것입니다.

반면, 공급자의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사용자의 경험이 긍정적인 경우에는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게 됩니다. 유튜브의 숏츠나 인스타그램의 릴스와 같은 숏폼 플랫폼들이 그 좋은 예입니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가 흥미를 가질 만한 영상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며, 사용자는 별도의 검색 없이 손쉽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영상을 소비할 수 있습니다. 숏폼 콘텐츠의 성장은 사용자들이 더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영상을 자극적으로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가능해졌습니다.



중독의 문제

여러분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유튜브 영상이나 숏폼 콘텐츠를 시청하는지, 또는 몇 개의 숏폼을 보았는지 알고 계시나요?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사용자 경험을 향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용자'가 아닌 '사람'에게 유용한 경험을 제공하는지에 대해선 고민이 필요합니다. 현시점에서, 반복되는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 않은 듯합니다. 도파민 중독, 숏폼 중독 등으로 인해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점점 약해지고, 더 많은 자극을 찾게 되는 문제는 이미 여러 방면에서 지적되고 있습니다.

카지노에는 시계와 창문이 없다고 합니다. 이는 바깥세상에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게 하여 도박에 몰두하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또한 간단한 식음료를 무료로 제공하여 허기를 달랠 수 있게 함으로써 도박에 계속 집중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는 '도박을 하기 위해 카지노에 입장한 고객'에게는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건강한 삶을 사는 사람'에게 올바른 편의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SNS 플랫폼들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이들 플랫폼은 사용자가 숏폼 콘텐츠에 더 많이 노출되도록 환경을 조성할 뿐, 사용자가 얼마나 중독되고 있는지,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인지할 수 있도록 돕지 않습니다.



서비스 외부의 제한

게임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게임을 플레이한 지 1시간이 지났습니다. 과도한 게임 이용은 정상적인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는 국내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라 게임 이용 시간이 경과할 때마다 게임화면에서 알기 쉽게 표시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입니다.

이러한 중독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iOS나 Android 디바이스에서는 앱별로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한 역시 사용자가 스스로 자신의 서비스 이용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이러한 해결 방법은 서비스 자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강제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긍정적인 방향은 아닙니다.



ESG 경영과 Social 가치

디자인은 산업화 이후 상품의 경쟁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다양성과 독창성을 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디자이너는 사회적 약자들이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돕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디자인이나,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최근 사회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도 연결됩니다. 기업은 노동자에 대한 노동권 보호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의 인권 보호와 윤리적 측면에서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따라서 기업이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사용자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영상 시청에 할애하는지 인지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



사용자에서 사람으로

디터람스의 디자인 10계명 중 유용성은 제품이 기능뿐만 아니라 심리적, 미적 기준도 충족해야 하며, 제품의 가치를 저해할 수 있는 요소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사용자가 제품에 중독되어 그것이 사회적 문제로 이어진다면, 이는 제품의 가치를 저해하는 UX 디자인일 것입니다. 사용자는 단순한 고객이기 이전에 사회의 구성원입니다.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뿐만 아니라 삶의 경험(Life Experience)까지 고려하는 것이 현재 UX 디자이너들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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