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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생각 May 09. 2024

'돈이 많은 것'과 '멋진 것'은 다르다

    유럽에 나와 있으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 한국에서는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 보다 사람이 먼저다. 

- 재산이 사람의 가치와 인격에 비례하는 건 아니다. 따라서 돈이 많다고 존중받아서는 안된다.

- 돈이 많은 것과 멋진 것은 다르다.

- 돈과 행복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돈이 많다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니다.

- 궁극적으로 우리는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지 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제가 느끼는 한국 사회의 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람보다 돈이 먼저다.

- 재산은 사람의 가치와 인격에 비례한다. 따라서 돈이 많으면 더 존중받아야 한다.

- 돈이 많으면 멋진 사람이다.

- 돈과 행복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그러므로 돈이 많으면 행복한 것이다.

- 궁극적으로 우리는 돈을 추구하는 것이고 행복은 따라오는 것이다.


특히 80 - 90년대의 빠른 경제 성장을 거쳐오신 우리 부모님 세대 분들이 대게 위와 같이 생각한다고 느낍니다. 그분들 개개인이 못나고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노력 = 부 = 물질/행복'의 방정식 속에서 20대 30대를 거쳐오시며 그런 생각이 자리 잡혔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분명 잘 못 되었습니다. 평소에 별생각 없이 무의식적으로는 '사람보다 돈이 먼저다', '돈이 많은 사람은 존중받아야 한다'라고 생각할지라도 막상 이런 문장들을 종이에 적어두고 읽자면 어느 누구든 뭔가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러길 바랍니다.


    돌이켜보면 유년 시절과 청소년 시절에 저는 양쪽 시각을 모두 접하며 자랐습니다. '돈 보다 사람'을 우선시하신 아버지의 자세와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신 어머니의 자세. 아버지의 자세를 보고 자라 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었고 어쨌든 어머니의 자세에도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항상 돈에 허덕이지 않으려 부를 진지하게 대해왔고 잘 쌓아왔습니다. 제가 돈의 힘과 무서움을 인지하면서도 근본적으로는 사람과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 참 다행입니다. 아버지의 자세를 보며 자라지 않았다면 저 역시도 분명 사람보다 돈을 우상하는 사람이 되어있었을 겁니다.

    지금이야 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쭉 예쁘게만 자라지는 않았습니다. 돈의 무서움에 짓눌려 못난 선택, 사람에게 상처 주는 선택들도 했었습니다. 지금의 올바른 생각을 완성시켜 준 건 아내입니다. 정말 순수하고 착한 마음씨를 지니고 늘 사람을 먼저 돌보는 아내와 함께하며 종국에 남는 건 사람과 그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오는 행복이라는 것을 조금 더 깊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아내는 저를 만나고 경제관념이 생겨 고맙다고 합니다. 참 잘 만났습니다.

    훗날 저는 멋진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용기 있고 타인에게 친절하며 실질적인 능력이 있는 그런 멋지고 자랑스러운 아버지. 얘기하고 보니 지금의 제 아버지와 많이 비슷합니다. 제가 좀 더 나은 부분이 있다면 어머니로부터 받은 말주변과 다양한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것. 할 줄 아는 건 별로 없으면서 돈은 많고 배는 불룩한 그런 아버지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매력도 멋도 없으니까요.


요리도 잘하고

뚝딱뚝딱 이것저것 잘 만들고 고치고

언어는 한국어, 영어, 불어 3개 국어를 하며

각종 스포츠도 잘하고

배도 튀어나와 있지 않으며

옷도 잘 입고

잘 생기고

따듯하고

필요할 때는 엄격한


그런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멋지잖아요.


물론 돈도 필요한 만큼은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되게끔 할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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