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에 즐비한 자기계발서를 보면서 든 생각
어제 책을 두 권 샀다. 역행자와 정리하는 뇌다. 둘다 좋은 책이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는 꽤나 위험한 책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2019년 사업 초기 자기계발서를 정말 많이 읽었다. 삶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깨부숴주고 너는 뭐든지 할 수 있다며 칭찬해주는 책이 좋았다. 문제는 그 뒤 책을 잘 읽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머리가 엄청나게 맑아진다. 그러한 뿌듯함이 나 스스로 엄청나게 열심히 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 책들은 당장이라도 무언가 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하지만 책을 더 읽게 만들진 않는다.
자기계발서는 생각의 흐름을 '나는 이제 뭐든 할 수 있어', '진짜 무언가 깨달은 거 같아', '이런 동기부여 책 뭐 더 없나?' 로 이어지게 한다. 문제는 그 달콤함이 일종의 중독 현상을 일으켜 자기계발서만 혹은 쉬운 책만을 찾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한 책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좋은 책이지만 건강한 스트레스를 만들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들은 꽤나 건강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책을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든다. '와... 내가 읽어야할 책이 아직도 수천권은 더 남았겠구나', '내가 아는 게 정말 없구나', '앞으로 알아야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구나', '이것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까?', '책을 읽는 것보다 책을 고르는 게 더 중요하구나' 이러한 생각들은 훨씬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다양한 변수를 창출한다. 이 다양한 변수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는 사람들의 공통 문제점이 있다. 전 세계 지성인들이 극찬한 책을 추천해도 "지금 당장 도움되는 책 뭐 없냐?"라고 되묻는다. 책을 안 읽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일관된 상수는 변화를 창출하기 어렵다. 수많은 가지로 뻗어나갈 수 있는 변수를 창출하는 책을 만나야 한다.
마약은 치료제로 쓰이기도 한다.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잘 사용하면 훌륭한 치료제가 된다. 하지만 문제는 중독성이다. 병을 치료하는데 무조건 약에 의존하게 되는 문제도 있다. 약의 힘을 빌리면서도 운동도 하고 건강한 사고를 하는 게 치료에 엄청난 도움이 되는 것처럼, 우리는 자기계발서를 좀 더 현명하게 이용해야할 필요가 있다.
베스트셀러에 즐비한 자기계발서를 보면서 든 생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