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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단 Feb 26. 2024

보여주고 싶은 자아self, "에고ego"에 빠지다

“나는”으로 문장을 시작하는 사람들

자아와 에고, self v ego

대화를 진행하다보면 상황을 살펴 적합한 예와 단어들로 상대를 설득하고 또 상대의 의미를 살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 꼭 있다. 모든 대화의 반응을 “나는…”으로 시작하는 사람이다. 어떤 상황이든 모든 의미의 결론은 결국 자신에게 있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것이다. 이들은 “나도…”란 표현을 하면서 마치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라고 말하는듯 하지만 실은 그냥 자신만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자아’가 강한 사람의 특징이다.


‘자아’가 강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으려는 사람을 자아가 약한 사람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결코 그렇지 않다. 자아가 오히려 더 강해 그런 태도를 취할 수도 있다. 밖으로 드러내지만 않을 뿐 강한 자아를 내부에 쌓아두고 있을 수 있다. MBTI의 첫번째 분류인 “I”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 속 자아를 강하게 그려두고 외부의 모든 것을 자신의 자아에 맞추어 해석한다. 이런 성향의 사람은 타인을 오직 자신의 자아 모습에서만 의미를 찾게 된다.


자아가 강한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대상은 타인이 아니다. 바로 자신의 다른 자아다. 자아가 강하기에 타인의 자아 따위에는 그닥 관심이 없다. 신경쓰지도 않는데 관심이 생겨날리 없다. 하지만 자신의 자아는 다르다. 자아는 딱 하나라고 대개 오해하지만 아니다. 자아는 엄청나게 많은 모습으로 드러난다. 특정 상황에서 하나의 자아가 나타나고 다른 상황이 오면 또 다른 자아가 모습을 드러낸다. 자아가 강한 사람은 상황에서 드러나는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자아를 만들어낸 자기 자신 속에서 원인을 찾지 않고 상황 탓을 한다. 자신의 자아가 그럴리가 없는데 다 상황 탓이라는 것이다. 강력한 증거로 자신이 만족할 만한 자아가 드러나 남들로부터 인정 받았을 때를 기억하고는 모든 상황에서 증거로 제시한다. 이렇게 멋지고 완벽한 자아를 가진 자기 자신이 실력을 발휘 못하는 것은 상황이 주어지지 않아 문제라는 식의 믿음을 가진다. 이번 학기 A+만 받았다면, 서울대에 갔더라면, 부모를 잘 만났다면, 유산을 받았다면 식으로 자신 보다는 상황 탓을 한다.


자아가 강한 사람은 상황 탓 한다; 자신이 그럴리가 없다고 한다


선호하고 진정한 자기 자신이라고 착각하는 자아를 ‘에고ego’라고 한다. 마음에 들지 않은 자신의 자아가 나타났을 때는 상황 탓이지만 에고가 드러나면 비로소 참된 자아를 발휘하게 되었다고 좋아 한다. 착각이다. 자신이 에고라고 믿는 자아도 싫어했던 자아와 다르지 않다. 그냥 상황이 만들어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좋아하는 자아, ‘에고’를 만들어 이를 자신이라고 믿는다. 명상원에서만 부처인거다


돈이 많은 자아, 승진한 자아, 시험에 합격한 자아,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자아는 돈 없는 자아, 승진에서 누락된 자아, 시험에 불합격한 자아, 주목받지 못하는 자아와 실은 다르지 않다. 그냥 그런 상황이 만들어낸 또 다른 자아에 불과하다. 돈이 많은 자아와 돈이 없을 때의 자아가 같다면 에고가 왜 필요하겠는가. 우린 이런 사람을 진정성 있다고 한다. 명상원에서는 부처이다가 명상원에서 나와 운전하면 개가 되는 자아라면 누가 그 사람을 진정성 있다고 믿겠는가. 어려울 때 친구와 동료가 진짜라고 하지 않던가. 자기 자신을 돌아볼 일이다. 상황이 나빴을 때와 좋았을 때 자기 자신의 자아를 둘러 보면 자신의 정체가 확연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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