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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라 쓰고 명령하달이라 부른다

우린 한번도 줄을 서지 않은 적이 없었다

by 강하단

거버넌스라 쓰고 명령하달이라 부른다


가치는 가치를 매기는 과정에서 생긴다. 절대적 잣대가 있어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 뿐 아니다. 가치 형성 과정에서 진실 그리고 선 또는 악도 판단되어 합의에 이른다.


기후재앙을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가치가 분명 생긴다. 하지만 가치란 누군가 정해준다는 믿음부터 버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제기구, 정부, 은행에서 가치의 기준을 정해주는 탄소중립은 특정한 방법으로 가치가 거래될 수 있다는 실제로는 명령과 다르지 않다. 명령을 하달 받아 실천 방안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것을 거버넌스라고 대개 이해하는데, 거버넌스 활동 뒤에 대중만 있는 경우를 본적 있는가? 늘 정부와 국제기구가 그들의 측정 잣대를 들고 거버넌스 뒤에 서 있다. 교육에서도 다르지 않다. 수능점수 기준 대학입시, 학점 기준 대학 학위라는 절대 가치를 정해 놓고 수능 점수 올리고 학점을 높게 받기 위한 공부에서 아이디어를 모으고 함께 공부하면서 서로에게 힘을 주는 것이라 믿는 것과 다르지 않다. 참혹한 전쟁의 참호 속에서도 전우애가 생기고 입시 지옥 속에서도 학원 함께 다니며 우정은 싹틀 수 있다. 하지만 전쟁과 입시 지옥을 없앤 세상에서의 동료와 친구가 훨씬 낫지 않겠는가. 그러니 그들의 잣대를 부셔야 한다.


긴 줄 기다려 그들이 만든 가치표준 저울 추의 무게를 배워 오는 것으로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믿지 말자. 그 가치는 우리가 아닌 그들의 가치다. 맛집 긴 줄 기다려 얻는 가치는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긴줄을 기다린 순간 뿐이다. 우리의 가치는 우리들의 관계 속에서 만들며 매겨 가는 것이다.


여기서 그들은 중앙집중형 권력이고 긴 줄은 권력이 조종하는 세계 질서이며 우리는 대중이다. 그들의 가치 기준은 달러이고 우리 가치의 도구는 토큰이다. 달러와 토큰의 싸움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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