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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을 가장한 필연

권력을 쥐었다고 윤리가 바뀌지는 않는다

by 강하단

주사위를 던져 6이 나올 확률은 1/6이라고 한다. 하지만 주사위를 던져 1에서 6사이의 수가 나올 확률은 100%다. 확률을 가진다고 해서 1에서 6까지의 숫자 이외의 값이 나오지는 않는다. 이렇게 보면 주사위의 값은 필연이다. 주사위 던져 나올 숫자는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인간의 영역으로 확장하면, 인간 게놈으로 밝혀진 단백질의 수는 3만 종 이상으로 알려져 있고 계속해서 새로운 단백질이 밝혀지고 있다. DNA에서 특정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유전자 부분은 해당되는 단백질을 발현(만든다)한다. 단백질 발현 유전자 옆에는 코드가 있어 이 코드가 켜지면 단백질이 생산된다. 지금은 약 80% 정도의 단백질 유전자가 밝혀졌지만 만약 모든 단백질 유전자가 발견되었다고 가정한 후 유전자 주사위를 던지면 수만종의 단백질 중에서 하나가 정해지니 그 가지 수가 많다는 부분만 다르지 1에서 6까지 있는 주사위와 마찬가지로 던지면 단백질 하나는 반드시 나오므로 단백질과 인체의 작용은 이미 정해져 있다.


주사위와 단백질 유전자가 어찌 같냐고 반박할 수도 있다. 1-6의 숫자 중 하나가 나오는 것과 수만가지 유전자의 코드가 각각 켜지고 꺼지는 조합은 엄청나게 복잡하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난 생각이 다르다. 복잡성의 차원이 다를 뿐이다. 인체에 치명적인 특정 단백질이 나오는 것은 발현되게 하는 조건을 몰랐을 뿐이지 나왔으니 필연이다. 만약 인체에 해를 끼치는 단백질이 절대 나올 수 없는데(최소한 나올 근거가 없었는데) 나왔다면 우연이라고 할 수 있지만 비록 확률은 낮지만 나올 수 있는 단백질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건 필연이라고 정의해야 한다고 믿는다.


음모론이라는 굴레로 너무 쉽게 무너질 수 있어 사전에 꼭 전제를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다. 코로나 백신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백신이 코로나 팬데믹을 전 지구적으로 극복한 데에는 큰 의심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개발된 백신을 접종할 사람이 사망할 수 있는 부작용이 가설 실험, 임상 실험 등에서 특정 단백질 발현으로 발견되었다고 한다면, 그런 경우가 발생할 확률이 설사 매우 낮다고 하더라도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나타난 것은 필연이라는 거다. 이를 우연이라고 해서는 곤란하다. 확률이 낮다는 이유로 필연과 우연을 혼돈해서는 곤란하다.


치명적일 수 있는 특정 단백질이 백신 접종 후 발견되었다면 이를 필연으로 삼아야 한다. 낮은 확률을 우연으로 치환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대중에게 말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나의 가족이라도 권하겠다”, “코로나 감염으로 사망할 확률보다 훨씬 낮다”는 식으로 대중들의 이해를 오도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백신 접종을 정책으로 내건 국가의 정부는 백신 접종 후 사망 또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절대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왜냐? 필연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백신으로 사망한 증거가 없다는 것을 유족이 증명하게 책임 전가해서는 안된다. 만약 누군가 증명해야 한다면 백신 접종 후 사망자 또는 피해자의 해당 원인이 백신이 아니라는 과학적, 의학적 증명을 정부가 해야 한다.


낮은 확률을 과학적 방법으로 포장하고 필연을 피한다면 이를 두고 도덕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


왜 때늦은 백신이냐구요? 그것은 이런 종류로, 권력을 가진 집단이 결정해서 행하는 수많은 일들이 국민과 대중에서 엄청난 피해를 줬음에도 우연을 가장하고 결과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혹은 일어났어도 확률이 낮아 그렇게 추진했다는 식으로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일들이 “바로 지금”도 일어나고 있지 않는가? 권력자들이 행했다고 필연이 우연과 사고로 그쳐서는 안되기에 힘없는 대중의 개인으로 윤리의 이름으로 얘기하고자 한다. 윤리란 어떻게 사는지를 고민하는 태도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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