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양이의 이름
반려동물을 키우게 된다면 그 동물의 이름은 내 인생 뮤지컬인 팬레터의 캐릭터에서 따올 것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뮤지컬 팬레터의 내용은 주인공인 소설가 지망생 세훈이 좋아하는 소설가 해진에게 본인의 필명 히카루라는 이름으로 팬레터를 보내고, 해진은 히카루가 여자인 줄 알고 오해를 해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고 있는 극으로 나는 그중에서 히카루를 참 좋아했다.
히카루는 극이 전개될수록 점점 세훈과 분리되어 자아를 가지게 되고 문예지에 등단까지 하게 되며 주인공인 세훈과 해진을 혼란에 빠뜨리는 캐릭터이다. 처음에는 비록 필명에 불과하지만, 세훈이 의미를 부여하고 해진과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그 존재감을 키워나간다는 설정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넌 나의 작고 달콤한 늪
당당하고 아름답고 사랑받는 꿈
위 부분은 팬레터의 거울이라는 넘버에서 히카루를 표현한 내용으로 나의 첫 반려동물의 이름으로 의미를 부여하기 적절하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아닌 또 다른 나. 사랑을 줄수록 내 인생의 한 부분으로 점차 존재감을 키우는 존재.
사랑을 주는 동시에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나를 늪에 빠뜨릴 수도 있는 존재.
그렇지만 내가, 그리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내 반쪽 카루.
다소 거창하지만 멋진 이름일 것 같았다. 물론 그게 고양이가 될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그렇게 나의 첫 반려동물이자 가족인 작고 연약한 고양이의 이름은 내 성을 딴 신카루가 되었다.
넘버 거울에서 가장 좋아하고 카루와 어울리는 부분을 공유하고 싶어 적어본다.
안녕 나의 빛, 나의 악몽
어둠 속의 목소리
구해주던 손
나의 반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