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갈색과 검은색으로 뒤덮여 있고 중간중간 회색빛을 내기도 하는 귀엽고 듬직한 첫째 온이
이 두 아이는 성격이 다른 만큼 색깔과 생긴 것도 다른데
가만히 보면 흑미는 엄마 몰래 우유를 찍먹 한 것처럼도 보인다. 온이는 초코우유 속에 퐁당 빠져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으로 먹고 나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상을 해 보니 더욱 귀엽다. 사실 성격으로 치면 둘은 생김새를 바꾸어야 할 것 같다 (온이가 몰래 찍먹을 할 것 같은 성격이다.)
장난꾸러기 흑미는 내 몰래 말썽을 부리고는 구석에 숨어 발끝의 우유를 핥고 있을 때가 많다. 스스로가 귀엽다는 것을 알 고 있거나 아니면 내가 자신을 귀여워하고 있다는 것을 하는 것이리라.
지금도 내 옆에서 어떤 장난을 치면 좋을까.. 궁리 중이다. 이렇게 각각 다른 아이들이 서로 공존하는 우리 집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얌전하다고 해서 착하고, 까불고 장난친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고양이라는 존재라서 그런가.. 그저 아이들의 행동이 귀엽고 예쁘게만 보인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에서는 그것이 예쁘지 않게 보일 때가 있다. 서로의 다름이 존중되지 않는, 마치 물 위에 뜬 기름 같은 느낌.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고, 모양이 다를 수도 있다고 입으로는 말하지만, 결국은 무리를 나누거나 핀잔을 주기도 한다. 생각이라는 것을 하는 동물이라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기에 더더욱 다름을 당연하게 여기고 아니, 다름을 각자가 소중하게 여기고 상대의 다름을 귀하게 생각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고양이 한 마리 한 마리가 귀엽고 사랑스럽듯, 사람도 한 사람 한 사람을 귀엽고 사랑스럽게 여겨 주고 각자를 존중하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법을 배워 나가야겠다고 우리 아이들을 보며 혼자 조용히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