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북 테라피스트 깽이 Aug 25. 2024

그 고양이의 장난감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끈기를 배우고싶다

얼마 전에 다이소에 갔다가 귀여워 보이는 고양이 장난감 인형을 보았다. 크기가 작은 물고기가 세 마리 들어 있었다. 하나는 캣닢이 들어있고 하나는 방울이 들어있고 또 하나는 부스럭거리는 비닐이 들어 있었다. 이것은 아이들이 가지고 놀기에 좋을 것 같아서 얼른 친구 것까지 몇 개를 주워서 담았다.


작은 봉제 인형이었기 때문에 몇 번 가지고 놀다가 솜이 튀어나올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둘째 흑미가 엄청 좋아할 거라고 자신하고 데리고 왔다.



3가지 중에서 방울이 들어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는지 한참 동안 방울이 들어있는 파란색 물고기를 괴롭히더니 가지고 다니던 흑미는 역시나 안에 있는 솜이 다 삐져나오도록 괴롭히고 또 괴롭혔다.



결국 조금 더 탄탄한 작은 사이즈의 봉제인형을 주문할 수밖에 없었다. 온전히  둘째 아이만의 장난감을 처음 주문했다.


첫째를 위한 장난감은 이미 가지고 놀 대로 가지고 놀아서 찢어져지고 끊어지고 난리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이 아이의 활력은 없어지지 않는다.


큰아이 온이는 이런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내일 생소하고 새롭고 귀엽게 생각이 든다.


자신의 장난감이라는 것은 어떻게 하는지? 아주 끝까지 끝까지 늘어지는 흑미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이 아이처럼 좀더 부지런을 떨어도 되겠다라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요즘처럼 날이 더울 때는 자주 침대에 누워 멍하니 휴대폰을 보거나 책을 열어놓기도 하지만 책을 읽지는 못한다. 날씨가 너무나 더워서 그런 것인지 의욕이 없다. 하지만 흑미는 절대로 욕이 없어지는 것 같지가 않다.


내가 낚싯대를 들기만 하면 이미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나를 쫓아다닌다. 이 아이는 어디까지 활력이 있는 걸까.





내년 여름에 있을 한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  올해 그 행사에 참여한 지인이 너무나 즐거웠다고 하며 다음 행사 자원봉사자 신청 때는 나도 하라고 권했다.



초롱초롱 맑은 눈을 했던 그 친구의 열정에 나도 내년에는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행사에는 중국어와 영어를 하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참석하기 때문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일본어는 많이 사용할 수 없기에 중국어와 영어 공부를 시작해야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약 10분 정도 영어공부와 중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날씨도 아침부터 너무나 덥고 중간중간 깨우는 우리 고양이들 덕분에 처음 생각했었던 열정은 조금씩 사그러드는 것 같다.


그러다 이 아이를 보고 또다시 열심히 해야지 라는 생각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은 하루에도 열 번 이상 바뀌는 것 같다. 하지만 이왕 시작한 공부니까 조금 더 열심히 하고 싶다.


이 나이에 공부보단 일을 하고 돈을 버는데 더 많이 시간을 써야 하지만 그동안 짧은 삶에서 느꼈던 것은 결코 지금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가 장난감을 하나 가지고 그것이 다 망가지도록 가지고 놀듯 나도 만에 장난감이 다 망가지도록 가지고 놀 수 있는 끈기를 본받아야겠다.

조금 관심을 갖다가 많은 그런 짧은 관심이 아니라 한번 시작했으니까 영어도 중국어도 조금은 대화를 나누고 말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 보아야지.


고양이들한테 배우는 것이 오늘도 많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