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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아 Dec 17. 2023

직장인

침대에서 지르는 아우성

샤워기에 걸어둔 휘파람

신발장에 숨겨둔 시이발


생존을 위해서 부딪히는 아침

두손이 닳도록 빌어먹는 점심

양식장 물고기 풀어주는 저녁

전리품 안고서 착각하는 주말


사연이 깃든 얼굴에 뿌려진 오지랖

무의식 뒷면 기둥에 새겨둔 혼잣말


얄미운 꽁무니를

패주고 싶다한들

참아야 하느니라


씨를 뱉는 사람은 예민하고

침을 뱉는 사람은 웅장하다


생생하던 들꽃은 밟혀서 말라가고

똘똘하던 구두는 닳아서 떨어지고


하찮은 노동은 없다는 새빨간 거짓말

시시한 급여도 감수할 순진한 근로자


차 한 대 못 사는 인생이지만

차 한 잔 사 주는 능력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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