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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젤라 Dec 26. 2022

내가 살고 싶은 삶

나는 이제 뒤처질 일만 남았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살고 싶은가?'


최근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대강 정리되었으니 글로 쓴다.


나의 고향은 자동차 클락션, 병원의 긴급 수송 헬기, 경찰 출동 사이렌이 자주 들리는 시끄러운 동네이다. 

임용 후 집에서 먼 조용한 중소도시로 발령을 받았다. 

그래. 나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으리.

이곳의 여름에는 풀벌레와 개구리 소리가 들리고, 겨울 밤하늘엔 별이 쏟아질 듯 박혀있다.


그러니 낮에는 산을 보고

밤에는 별을 보고 살고 싶다.


주말에는 바다를 보러 가거나

오랜 친구를 만나러 드라이브 길을 떠나고 싶다.


매일 몸을 아껴주고

매일 책을 읽고

매일 일기를 쓰고 싶다.


공기 좋고 물 좋고 사람이 좋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중요한 날마다 나에게 작은 선물을 하고

만나는 모든 생명에 친절하게 대하고

이유 없이 상처 준 이를 용서하고

주어진 것에 깊이 감사하고

그리고 동료와 시답잖고 우스운 말을 나누어야지


1달에 1번은 옆 광역시에 가서 영화나 공연을 보고

1년에 1번은 사랑하는 이와 타지로 여행을 가리



재테크, 청약, 결혼에 관심이 가지 않으니 나는 이제 뒤처질 일만 남았을지도 모른다.

인생은 잠시 왔다 떠나는 것인데 지금 행복하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지 않은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담보 잡아 미래의 영광을 꿈꿔왔는지..

그러나 모든 영광은 유한하며 상대적이란 걸 알았다.

더 이상 타인의 기준에 얽매어 나를 괴롭히지 않으리.


그저 신이 허락한 범위 안에서 즐겁게 웃고 떠들고 춤추고 노래하고 살다가,

떠날 때가 되면 미련 없이 떠날 거다.

후회 없이 이세상에서 놀다 가려고 한다. 

저세상에 가면 마치 놀이기구를 막 타고 온 어린아이처럼 감탄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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