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쓸모없는 색은 없다.

열정이 그려내고 지나간 청춘의 회고록

by 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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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정하려는 마음가짐의 뿌리가 가슴속 한 켠에 자리잡았을 때, 하늘은 내가 아는 모든 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유난히 화려했던 폭죽들이 하늘을 찢으며 터졌고, 나는 그 속에서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 마치 하늘이 내게 말하는 듯했지. '네가 선택하고 그려본 모든 색들 중에서, 결코 쓸모없는 색은 없다.'


그 말을 떠올리며, 나는 계속해서 내 그림을 그리듯 길을 걸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내 손끝에서 색들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려내는 길을 걷다 보면, 내가 그려본 수많은 색들이 하늘에 물들어 있었다. 어떤 색은 고요한 바다처럼, 어떤 색은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처럼, 그 모든 색들이 서로 섞여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냈다. 내게도 그렇게 많은 색들이 있다는 걸, 그 순간에 비로소 깨달았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내가 그려보고 싶은 색은, 사실 함부로 정의할 수 없는 것임을. 그런 색들을 그리며, 내 안에서 자꾸만 새로운 무언가가 피어나는 것 같았다. 이 길을 걷다 보면, 나도 내가 정의내릴 수 있는 새로운 색을 하나씩 찾아가고 있는 것 아닐까.


오랜시간 걸음 끝에 비로소 알게되었다. 하늘에 그려낼 그림을 수놓는 것은 단순히 물감 색을 정하고 칠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그 하나의 뭉클한 감정을 전해받기까지 10년이 걸렸고, 그렇게 내 20대의 발걸음들이 정리되었다. 나의 색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물감이 아니라, 그 모든 시간과 경험이 쌓여 이루어진 무언가였다. 그렇게, 내 그림을 칠할 파레트와 묘한 감정들이 하나로 뒤섞여가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내가 그린 색들은 결코 쓸모없지 않았다. 이 길을 걸어온 모든 순간이 나를 더 강하게, 더 깊게 만들어주었고, 이제 나는 그 길을 따라 가는 힘을 얻었다. 그리고 앞으로 그려갈 그림은, 이제 내가 이름 지어주는 색들로 채워질 것이다. 매일,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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