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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꾸라지 Jul 10. 2024

풀마라톤을 뛰려면

미꾸라지: 아니, 지난번에 벚꽃 마라톤은 왜 포기했어요?

SS선생님: 아무래도 안 될 거 같아서 포기했죠괜히 무리해서 뛰다가 기권하면 쪽팔리고... 아는 사람도 많은데ㅎㅎ

미꾸라지: 그래도 준비를 좀 하셨을 거잖아요? 힘들 것 같았어요?

SS선생님: 이번엔 준비를 거의 못했어요. 러닝 머신으로는 좀 달렸는데, 아시잖아요? 마라톤 대회 나가려면

직접 도로에서 연습을 해야 하는 거..

미꾸라지: 연습을 많이 못 하셨구나. 저도 연습을 못했는데 나갔잖아요ㅎㅎ그래서 엄청 힘들었지만.

근데 뛸 수 있을지 대략 감이 오나요?

SS선생님: 그럼요. 연습량을 보면 알죠. 대회 나가려면 최소 세 배는 달려야 해요.

미꾸라지: 그래요?

SS선생님: 네, 지난번에 풀마라톤을 신청했으니까, 그 전달에 최소 120km는 달렸어야죠.

미꾸라지: 아 그런 공식이 있군요.

SS선생님: 마라톤 상식이죠ㅎㅎ 한 달에 세 배는 달리고, 50% 거리를 쉬지 않고 한 번은 달려줘야죠.

미꾸라지: 50% 거리는 한번 달려줘야 한다고 들었는데 세 배를 달리면 된다는 건 처음 들었네요.

SS선생님: 세 배 정도 달려주면 됩니다. 그러면 천천히라도 완주는 가능하죠. 저는 10월에 애플 마라톤 나갈 건데, 같이 나가죠?

미꾸라지: 풀마라톤은 너무 힘들 것 같은데요. 하프도 죽을 뻔했는데, 저도 이번에 준비를 많이 못했거든요.

풀마라톤은 아직 자신이 없어요.

SS선생님: 세 배 정도 달려주면 괜찮아요. 그리고 꾸준히 천천히 달려주면 실력이 팍 늘어요.

미꾸라지: 내년에 벚꽃 마라톤에서 풀코스로 한 번 달려볼까요?

SS선생님지금부터 준비하면 애플 마라톤 대회도 충분해요. 10월에 함께 달리자니까ㅎㅎ

연습할 때 속도는 중요하지 않으니까 천천히 오래오래 달리는 연습을 해두면 충분합니다. 

미꾸라지: 아, 천천히 달려도 되면 연습하긴 편하겠네요.




벚꽃 마라톤을 끝내고, 신청했지만 결국 불참한 SS선생님과 커피 한 잔 하며 나눈 대화다. 

이분은 나이가 일흔인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100km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도 참가했을 정도로 전문가다. 얘기를 나누면서 풀마라톤을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지, 어떤 조건을 갖추면 나갈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었다. 대회 전 달에, 대회에서 달릴 거리의 세 배를 달리면 된다. 그리고 한 번 정도 총거리의 반 정도 거리를 쉬지 않고 달려주면 된다고. 그리고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천천히 오래오래 달리야 한다고 한다.  


이 얘기를 나누고 보니, 사용하고 있는 어플에 한 달에 총 달린 거리가 나온다.

4월에 마라톤에서 죽을 쑤고 좀 제대로 연습을 하고 있다. 6월에 달린 거리는 총 127km! 주중에는 5~8km를 두세 번 달린다. 그리고 주말에는 최소 한 번은 10km를 달려주고 있다. 그랬더니 6월에 달린 총거리가 127km였다. 여기서 20km를 한번 정도만 달려주면 풀마라톤 조건은 갖추는 거다!



풀마라톤은 생각이 없었는데 하프 마라톤까지 달려보고,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지 알고 나니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풀마라톤 대회를 나가게 되면 SS선생님과 올해 10월 애플 마라톤에 나가야 할지, 내년 봄까지 기다렸다가 벚꽃 마라톤 대회에 나가야 할지 고민된다...어쨌든 풀마라톤도 한번 도전해보자. 




이전엔 마라톤 대회하면 왠지 장벽이 너무 높아 감히 엄두도 못 낼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근데 직접 해보고 나니 이렇게 좋은 걸 왜 이제야 시작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다른 것도 비슷하지 싶다. 직접 해보면 어렵지 않은데 한 발을 들여놓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


벚꽃 마라톤 대회 후 뒤풀이. 제대로 달리고 마시는 생맥주는 제맛이다.


관련 브런치 스토리:

벚꽃 마라톤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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