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다시 흔들리는 날에도

by 새벽

괜찮아졌다고 느끼던 어느 날, 마음이 다시 흔들리는 순간이 온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어느 문장 하나, 지나가는 장면 하나, 아주 사소한 생각 하나가 조용히 마음을 건드린다. 그러면 나는 잠깐 멈춘다.



예전 같으면 그 순간을 실패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괜찮아졌다고 믿었던 시간이 모두 헛된 것처럼 느껴졌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됐다. 마음이 흔들린다는 건 다시 무너졌다는 뜻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사람의 마음은 한 번에 단단해지지 않는다. 나아지는 날이 있고, 다시 흔들리는 날이 있고, 그 사이를 여러 번 지나면서 조금씩 자리를 잡는다.



그래서 나는 다시 흔들리는 날이 와도 그걸 너무 크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건 후퇴가 아니라 잠깐의 흔들림일 뿐이라고.


오늘의 나는 완전히 괜찮은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예전처럼 그 감정에 오래 붙잡히지도 않았다. 잠깐 멈췄다가 다시 천천히 하루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조금 달라졌다는 걸 안다. 삶은 아마
완전히 안정되는 순간보다 이렇게 작은 흔들림 속에서
계속 이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마음이 흔들렸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기로 했다. 그저 다시 중심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조용히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여전히 완벽하게 괜찮은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다시 일어나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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