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숨이 조금 가벼워지는 순간이 있다.
아주 큰 변화는 아니다. 갑자기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고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조금 덜 무거운 하루. 예전에는 이런 순간을 잘 알아차리지 못했다. 괜찮아지는 건 분명하게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돌아보면 회복은 늘 아주 작은 형태로 찾아왔다.
아침에 눈을 뜰 때 한숨이 먼저 나오지 않는 날.
평소보다 조금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괜히 웃음이 나는 장면 하나. 그 사소한 것들이 조용히 마음을
바꿔놓는다.
나는 아직 완전히 괜찮아진 건 아니다. 여전히 흔들리고
가끔은 이유 없이 마음이 내려앉는다. 그런데도 예전처럼 오래 머물지는 않는다.
잠깐 멈췄다가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그게 아마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회복은 드라마처럼 오지 않는다. 누군가 알아봐 주는 순간도 없고 특별한 선언도 없다.
그저 어느 날 문득 “오늘은 조금 괜찮네”라고 생각하게 되는 정도. 나는 이제 그 작은 순간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대단한 변화만 기다리다 보면 이미 나아지고 있는 나를
보지 못할 것 같아서. 오늘의 나는 아주 조금 가벼웠다.
별일은 없었지만 마음이 덜 복잡했고 생각이 조금 덜 날카로웠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조금씩 괜찮아지는 순간들은 크게 티 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내 안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다. 나는 오늘도
그 작은 변화를 가만히 바라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