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다시 아무렇지 않은 하루가 시작된다

by 새벽

특별한 결심은 없었다.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아침,
비슷한 시간에 눈을 뜨고 익숙한 하루가 다시 시작됐다.


어쩌면 나는 무언가 달라질 거라고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조금 더 단단해진 마음, 조금 더 가벼워진 하루. 하지만 현실은 늘 그렇듯 평범했다.


달라진 건 없고 해야 할 일들은 그대로였고 나는 다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하루를 시작했다. 예전에는
이런 순간이 조금 허무했다.


무언가를 견디고 나면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알게 됐다.


삶은 크게 변하는 순간보다 아무렇지 않게 이어지는 날들로 만들어진다는 걸. 아무 일도 없는 아침, 별다를 것 없는 점심, 조용히 지나가는 저녁.


그 반복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살아진다. 오늘의 나는
특별히 힘들지도, 특별히 행복하지도 않았다.


그저 평범한 하루를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게
이상하게도 나쁘지 않았다. 늘 강해야 할 필요도 없고
늘 무언가를 이루고 있어야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날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나는 이제 평범한 하루를 가볍게 보지 않기로 했다.



무너지지 않은 날, 억지로 버티지 않아도 되는 날, 그저 흘러가는 하루. 그런 날들이 생각보다 소중하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오늘도 특별한 일은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하루가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 그게 지금의 나에게는 가장 좋은 시작일지도 모른다.

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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