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

by 새벽

어느 날 문득 예전의 나를 떠올리는 순간이 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길을 걷다가, 익숙한 음악을 듣다가, 예전에 자주 하던 생각이 스쳐 지나갈 때.
그럴 때 나는 가끔 묻게 된다.


나는 지금 그때와 얼마나 달라졌을까. 예전의 나는
모든 걸 너무 크게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다.


작은 말에도 오래 마음이 머물렀고, 한 번 흔들린 하루는
쉽게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괜찮아지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고, 나를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의 나는 그때보다 단단해졌을까. 솔직히 말하면 완전히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가끔은 사소한 일에 마음이 흔들리고, 생각이 길어지는 밤도 있다. 그래서 어떤 날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느껴진다.



그런데도 조금 달라진 게 있다.예전의 나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애썼다면, 지금의 나는 무너져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나는 이제 완벽하게

괜찮아지려고 애쓰지 않는다. 대신 괜찮지 않은 순간이 와도 그걸 지나갈 수 있다는 걸 조금 믿게 됐다.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는 아주 큰 변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조금 더 나를 이해하게 되었고, 조금 더 나를 다그치지 않게 되었고, 조금 더 천천히 살아가게 됐다.
그 정도면 충분한 변화일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도 완전히 괜찮은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예전보다 조금 덜 두려워한다. 그리고 그 사실이
오늘의 나를 조금 편안하게 만든다.


나는 여전히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 어딘가에 서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수, 토 연재
이전 14화14화. 조금씩 괜찮아지는 순간들